이재명, 尹 계엄선포 당시 의원들에 “국회로”…단톡방 대화내용 공개

주철현, 민주당 의원 텔레그램방 대화내용 공개
尹 계엄 선포 이후 국회 통제 상황 실시간 공유
“문 열고 올 수 없다” “뒤로 돌면 담 넘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 직후 민주당 의원들에게 “국회로”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주철현 민주당 의원은 19일 오전 자신의 SNS에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당시 민주당 의원 단체 텔레그램 방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캡처해 공개했다.

천준호 의원은 3일 오후 10시 26분 “특보 윤석열 긴급 발표, 계엄선포”라는 첫 메시지를 올렸다. 이어 김윤덕 의원은 “비상상황 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이 “보좌진도 다 국회로 모여야 합니다”라고 말하자, 이 대표는 “국회로”라는 짧은 메시지를 전송했다.

이후 의원들은 국회 출입이 통제된 상황을 공유했다. 임호선 의원이 오후 11시 “국회가 폐쇄됐다고 합니다”라고 하자, 이해식 의원은 “도서관, 헌정회 쪽은 아직 들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위성곤 의원은 “문을 열고 올 수는 없습니다. 국회경비대가 서울청 소속이라 국회가 컨트롤 불능”이라며 “담을 넘어요. 한강변쪽으로”라고 했다. 주 의원도 “울타리 넘어 오세요”라고 했고, 정진욱 의원은 “국회 뒤쪽으로 돌면 담 넘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김병주 의원은 “지금부터 통화는 텔레그램 통화로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며 “지금 상황에서 냉정을 찾는 쪽이 이깁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 계엄선포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단체 텔레그램방 캡처. 주철현 의원 페이스북


이 대표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 직후 국회로 향하는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송출을 통해 시민들에게 “국회로 와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었다.

이 대표는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해야하는데,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의원들을 체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저희도 목숨을 바쳐 이나라 민주주의 지켜내겠다. 우리의 힘만으론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다. 지금 이 순간부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장병 여러분, 여러분이 들고 있는 총과 칼, 여러분의 권력은 모두 국민에게서 온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 신속하게 국회로 와주시라.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 국회를 지켜주시라”며 “절박한 시간이다.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라고 했다.

그는 “이제 곧 탱크와 장갑차, 총칼을 든 군인들이 이 나라를 지배하게 된다. 사법제도도 다 중단되고 군인들이 단심으로 심판하는 비상계엄이 시작됐다”며 “대한민국의 경제가 회복될 수 없도록 무너질 것이다. 국제 신인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철수할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가 망가지고 안 그래도 나빠진 민생이 끝도 모르고 추락할 것”이라며 “무너지는 민주주의 여러분이 함께 나서 지켜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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