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죽코’는 옛말…한파에도 살아남는 코트 패션 뜬다 [언박싱]

여유로운 핏·기장 코트에 레이어드 접목
패션 업체 발마칸 코트 매출·검색량 증가


닥스 베이지 스트랩 울캐시미어혼방 코트. [LF 제공]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따뜻하면서도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겨울철 코트 패션이 조용한 인기다. 특히 보온 효과를 위해 여러 겹을 껴입을 수 있도록 품이 크고 길이가 긴 ‘발마칸 코트’가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20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겨울 추위가 본격화하면서 레이어드 스타일을 접목한 ‘생존형’ 코트가 주목받고 있다. 여유로운 핏과 기장을 갖춘 코트 속에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패션과 보온을 챙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추위에도 여전한 코트 수요에 ‘얼죽코(얼어 죽어도 코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아무리 추워도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고, 패딩 점퍼 대신 코트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테가 베네타 2024 FW RTW. [보테가 베네타 제공]


다만 트렌드는 심미성에 보온성을 더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두꺼운 옷 하나를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어 공기층을 형성하는 것이 단열 효과가 뛰어나다. 정지공기층(의복 내 공기층)은 여러 옷을 겹쳐 입을 때 더 많이 형성돼 보온성이 높아진다.

겨울 레이어드룩에 최적화된 발마칸 코트가 뜨는 이유다. 발마칸 코트는 스코틀랜드 인버네스 부근 지명에서 따온 이름이다. 지역 특성상 잦은 비바람을 막아주는 겉옷으로 출발했다. 무릎 밑까지 내려오는 긴 코트로 몸을 가리고, 떨어지는 빗물이 자연스럽게 몸에서 흘러내릴 수 있도록 어깨선을 래글런 형태로 만들었다. 긴 기장감과 편안한 핏이 특징으로, 성별 구분 없이 찾는 대표적인 젠더리스 의류다.

패션 업계에서도 발마칸 코트를 중심으로 매출이 늘고 있다. LF 산하 브랜드 알레그리에서는 올해 주요 발마칸 코트 제품 판매율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상승했다. 헤지스와 닥스에서는 물량 소진으로 인한 재주문(리오더)이 이어졌다.

LF 알레그리 관계자는 “올해 인기 코트 트렌드는 무릎 아래로 떨어지는 긴 기장감, 안에 여러겹을 레이어드 해도 과하지 않은 넉넉한 핏의 디자인들이 주를 이뤘다”라며 “올해는 특히 클래식의 대표 소재(헤링본)와 색깔(브라운) 선호가 높았고 고급스러운 소재를 찾는 추이가 두드러졌다”라고 말했다.

알레그리 핸드메이드 발마칸 코트(왼쪽)와 일꼬르소 오버핏 발마칸 코트. [LF 제공]


오버듀플레어 헤어리 발마칸 코트(왼쪽)와 드로우핏 코트. [무신사 제공]


무신사에서는 이달 1일~18일 코트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신사 스탠다드 우먼의 ‘캐시미어 블렌드 발마칸 로브 코트’는 월간 랭킹에서 11월 겉옷 부문 여성 고객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거래액은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신사 내 발마칸 코트 관련 검색량은 같은 기간 136% 증가하기도 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기온 변화가 심한 올겨울 날씨 영향으로 레이어드룩에 맞는 펑퍼짐한 코트가 주목받고 있다”라며 “안에 두꺼운 니트 등을 레이어드해 한파에도 따뜻하게 입을 수 있어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29CM의 여성 코트 카테고리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51% 이상 증가했다. 패딩류는 숏패딩이 유행이지만, 코트류는 롱코트가 인기다. 이달 29CM의 여성 롱코트 거래액도 같은 기간 50% 상승했다. 29CM 여성 아우터 카테고리 인기 랭킹에서도 상위 10개 중 절반이 롱코트였다. W컨셉에서도 이달 발마칸 코트가 전년 대비 매출 56% 신장하며 인기를 끌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발마칸 코트는 심플한 디자인에 품이 여유로운 오버핏, 긴 기장으로 여러 겹의 옷을 껴입기 좋은 것이 특징”이라며 “한파 속에도 트렌디한 스타일링을 즐기는 20~30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파사드패턴 발마칸 코트. [W컨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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