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이 마사히로. [니카이 마하시로 X]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일본의 민간방송사인 후지TV에서 톱스타가 연루된 성상납 의혹이 불거지면서, 일본의 방송가가 발칵 뒤집혔다. 후지TV가 유력한 연예인에게 여직원을 관행적으로 성상납해왔다는 폭로다. 이번 폭로로 일본의 국민 아이돌 스마프의 전 멤버인 나카이 마사히로가 방송에서 불명예 하차하며 퇴출 위기에 놓이는가 하면,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대기업은 후지TV에서 방영 중인 광고(CM)를 중단하기로 했다.
주간문춘은 지난 16일 후지TV 여성 아나운서가 ‘미즈타니 아이코’라는 가명으로 사내 성상납 정황을 폭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성상납을 받은 연예인으로 지목된 나카이 마사히로는 주요 방송국에서 5~6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연예계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TV의 편성부장 A씨는 나카이와 친분을 바탕으로 ‘후지TV 연예프로그램에선 절대적 권력자로 여겨지는 인물’이라고 슈칸분슌은 전했다.
폭로에 따르면, 미즈타니는 2021년 12월 A씨의 측근에게서 “나카이와 A씨가 저녁 회식한다”는 라인(우리나라의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이후 장소 공지를 안하다가 약속 당일에야 롯본기의 그랜드하얏트도쿄라는 연락을 받았다.
미즈타니는 호텔의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장을 가니 스위트룸을 잡아놨고 룸에는 스마프의 나카이와 다른 남성 연예인, A씨와 다른 스텝들, 그리고 본인과 다른 여성 아나운서 D씨가 있었다.
그런데 한명씩 자리를 비우게 됐고, 결국 현장에 나카이와 남성 연예인, 미즈타니 씨와 다른 여성 아나운서 4명만 남게 됐다고 한다.
미즈타니는 “처음부터 2대 2로 맞춰 놨다고 느꼈고 너무 무서웠다”며 “반대편 소파에는 나카이가 완전히 D씨에 밀착해있었고, 남성 연예인은 내 허벅지를 만졌다”고 밝혔다.
이후 미즈타니는 화장실를 핑계로 자리를 피했다가 돌아오니, 남성연예인이 전라의 상태로 침실에서 들어오라는 손짓을 했다고 한다.
미즈타니는 “이걸 거절하면 앞으로 일이 나한테 오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 패닉이었지만, 나는 이런건 못하겠다고 반쯤 울면서 침실을 나왔다”고 전했다.
미즈타니는 “A씨가 여성 아나운서를 접대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남성 연예인과 둘만 있도록 만드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폭로했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이 16일 발매한 ‘23일자 잡지’의 사진. 후지TV의 한 편성부장이 여 아나운서를 유명 연예인 등에 성상납하려했다는 내용이 실렸다. [슈칸분슌] |
슈칸분슌이 앞서 후지TV의 한 여성 스텝이 나카이 마사히로에게 성상납을 당했다고 보도한 데 이어 후지TV의 여성 아나운서가 성상납을 당할 뻔했다고 추가로 폭로한 것이다.
당시 성상납을 당했던 여직원은 후지TV 측에 이를 항의했고, 해결금으로 9000만엔(약 8억4000만원)을 나카이에게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 폭로로 후지TV 내부가 ‘성상납’ 파문에 휩싸이면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우려한 기업들이 광고 중단에 나서고 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폰생명과 도요타는 지난 18일 후지TV에서 방영 중인 CM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닛폰생명은 일본 남성 아이돌 스마프 출신이자 배우인 나카이 마사히로의 성 상납 문제를 둘러싸고 ‘후지TV 직원이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기업들 사이에 후지TV의 CM을 계속할 경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파문과 관련, 침묵하던 나카이 마사히로는 최근 공식 사과했다.
그는 “비밀 유지 조항이 있었고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트러블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쌍방 대리인을 통해 합의가 성립돼 해결된 것도 사실”이라며 “합의가 돼 향후 연예 활동을 지장 없이 계속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파문으로 나카이 마사히로가 고정 출연하던 니혼TV ‘자! 세카이 교텐 뉴스’ 측은 1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그의 하차를 공식 발표했다. 여러 고정 프로그램에 출연중이던 나카이 마사히로를 향한 시청자들의 비난이 거세짐에 따라 방송가에서 추가로 퇴출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니카이 마사히로는 1988년 데뷔해 일본 국민 아이돌 그룹 스맙의 리더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일본의 국민 스타로 불리고 있으며, 방송인과 배우로도 활약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