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만 겪는 줄 알았는데”…명절만 되면 다들 ‘화병’ 터진다

카카오페이가 지난 13~16일 진행한 ‘잔소리 티셔츠’ 이벤트. 총 3만명이 참여했다. [카카오페이 갈무리.]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명절 연휴 며느리들이 주로 겪는 ‘명절증후군’.

이제 중년 여성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입시와 취업 스트레스, 경제적 부담, 결혼 압박, 사회적 문제까지 떠안은 10대에서 30대까지 젊은 층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카카오페이가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진행한 ‘잔소리 티셔츠’ 이벤트는 3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벤트 당첨자에게 무료로 제공된 티셔츠의 등 부위에는 각 잔소리 별로 ‘잔소리 값’이 책정돼 있다. ‘대학은 어디 갈 거니?’는 5만원, ‘살 좀 빼야겠다’는 10만원, ‘만나는 사람은 있니’가 15만이고, ‘취업 준비는 잘하고 있니’는 17만원, ‘연봉은 얼마나 되니’는 20만원, ‘이제 슬슬 결혼해야지’가 가장 비싼 30만원이다.

명절을 앞두고 진행된 이벤트이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명절 스트레스는 나이와 관계없이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화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윤나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명절 전후 연령에 상관없이 화병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화병은 ‘기(氣)가 막히고 화(火)가 위로 치솟는 증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이 쌓이면서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나타난다.

주로 답답함과 가슴 두근거림, 소화불량, 두통, 온몸이 쑤시는 증상 등이 나타나며, 우울감, 불면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심하면 만성적인 분노로 고혈압이나 뇌졸중 등 위험한 신체 증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화병은 보통 분노기, 갈등기, 체념기, 증상기 4단계에 거쳐 발생한다.

분노기는 화를 직면했을 때 화가 치밀어 오르는 시기로, 분노가 치미는 증상이 특징이고 몇 분 혹은 며칠이 지나면 분노기는 끝난다.

갈등기는 분노기를 지나 분노를 해소하는 시기에 나타난다. 고민이 많고 불안하거나 쉽게 놀라는 등 정신적인 증상이 많다.

체념기는 분노를 억제하고 참는 생활을 지속하는 단계다. 감정이 해소되지 않았으므로 같은 스트레스를 겪으면 증상으로 연결되고 우울한 기분에 빠지기 쉽다.

마지막 증상기는 오랫동안 억울함을 느껴 분노와 우울함이나 불안 증상이 많다. 화병의 신체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귀성 행렬 [사진제공=헤럴드DB]

김 교수는 “화병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화병 환자 중 증상기가 가장 많다고 보고됐다”며 “화병 증상이 특별한 외상이 없어 가볍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서야 병원을 찾는다”라고 짚었다.

이어 “자칫 큰 증상 또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자가 진단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분노기나 갈등기에 해당하는, 이른 시일 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아래는 화병 자기 진단법으로, 항목 중 4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화병일 가능성이 있어 전문의에게 상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화병 자기 진단법> 1.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막혀서 힘들다. 2.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 들어 힘들다. 3. 얼굴이나 가슴에 열감으로 힘들다 4. 목이나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가 느껴져 힘들다 5.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 많이 든다. 6. 마음속에 화가 쌓여 있거나 분노가 치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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