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변화 이끌 전자상가…AI·ICT 허브로 탈바꿈”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 인터뷰
사통팔달 교통 연결 최적의 입지
국제업무지구와 연계 시너지 기대
굵직한 재개발, 현재의 추억 담아
용산문화재단 ‘양질 콘텐츠’ 제공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최근 서울 용산구청 내 집무실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기성세대에게는 컴퓨터 조립의 성지로 기억되는 용산전자상가가 환골탈태를 준비 중이다. 과거의 명성에 갇혀 최근에는 쇠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CT) 등 미래 주축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채비에 한창이다. 용산전자상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함께 용산구의 변화를 이끌 거대 프로젝트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이끄는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최근 용산구청에서 만나 새로운 용산구의 모습을 상세히 들어봤다.

박 구청장은 “용산전자상가는 컴퓨터산업이 호황이었던 1990~2000년대 큰 인기를 누렸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게 됐다”며 “하지만 용산전자상가는 동서남북·사통팔달로 연결된 용산역이라는 최적의 접근성을 가진 매력적인 입지”라고 강조했다.

이런 좋은 공간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 박 구청장의 평소 지론이다. 이에 구는 용산전자상가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묘안을 생각해 냈다. 다름 아닌 용산전자상가 지역을 AI·ICT 산업의 허브로 키우겠다는 아이디어다.

최근 서울시는 산업·특정개발진흥지구 심의위원회 심의·의결을 통해 용산전자상가 일대 29만㎡ 부지를 ‘용산 AI·ICT 콘텐츠산업 특정개발진흥지구 대상지’로 선정했다. 구는 서울시에서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전자상가 일대 연계 전략’에 발맞춰 ‘특정개발진흥지구’ 대상지로 지정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고, 마침내 결실을 이뤘다.

박 구청장은 “대상지로 선정됨에 따라 앞으로 구체적인 진흥계획을 마련해 내년 하반기 최종 지구 지정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라며 “전자상가의 명맥은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AI·ICT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업무지구가 조성되고 AI·ICT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젊은 인재가 모여들게 될 것”이라며 “신산업 특정개발진흥지구를 위한 협의체를 만들어 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진흥지구 지정이 완료되고 지구단위계획이 반영되면 이곳에 들어오는 새로운 건물은 권장 업종 유치 비율에 따라 법적 상한의 최대 120%까지 용적률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구는 권장 업종을 유치하고 진흥지구 활성화를 위해 운영지원센터(앵커시설)를 조성하고 기술개발, 투자유치, 마케팅 등 각종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구는 계획대로 된다면 이곳은 바로 인접한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함께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산구는 더불어 도시 정비 사업도 한창이다. 이와 관련, 특히 한남동 일대 재정비 사업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한남3구역은 지난 2월 철거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이곳 8600여 가구 중 2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가 이주를 마쳐 재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어 한남 2·4·5구역에서도 시공사 선정 등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 구청장이 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건 원주민들의 마음이다. 박 구청장은 “재개발로 자산이 전보다 증가한다 해도 수년 동안 소음, 먼지 등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내 삶의 터전이 바뀌는 것에 대한 상실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거주하던 동네를 기억할 수 있는 다양한 추억의 요소들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는 한남3구역 이주 사례를 담은 ‘재개발 이주관리 지원 매뉴얼(가칭)’을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이다. 넓은 면적의 대규모 이주를 잘 마무리해 추후 한남뉴타운의 다른 구역 이주 관리 또한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지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드웨어적인 개발과 함께 박 구청장은 임기 초부터 문화 콘텐츠 육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용산문화재단’ 설립이 대표적이다.

박 구청장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용산·강서·서대문, 단 세 곳만이 문화재단을 갖고 있지 않다”며 “용산문화재단이 설립되면 용산만의 문화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는 현재 문화재단 타당성 검토에 대한 용역을 진행 중이다. 이달까지 마무리하고 여러 행정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부임 이후 클래식,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보여 드렸는데 주민들이 너무나 좋아하신다”며 “창의성이 필요한 문화 사업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만큼 문화재단 설립으로 보다 만족도 높은 문화 콘텐츠를 주민께 제공하려 한다”고 기대했다.

‘안전’ 관리도 박 구청장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않은 적이 없다. ‘이태원 참사’의 기억 때문이다. 참사 이후 용산구는 모든 사업에 있어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적용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직원 교육, 간부회의 등 거의 모든 자리에서 모든 정책의 시작과 끝은 결국 안전에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구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은 규모나 수행 주체와 상관없이 사업계획서에 반드시 안전대책을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는 2023년 5월부터 365일 24시간 재난안전상황실을 운영 중이다. 재난안전상황실에서는 재난안전관리시스템을 모니터링하며 재난상황 접수·파악, 상황전파메시지 발송, 재난문자 발송 등을 담당한다.

구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한 성과를 인정받아 용산구는 ‘안전 용산 브랜드’로 지방자치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지금 용산구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그 변화 속에서 ‘질서 있는 개발’과 ‘구민 중심의 행정’을 통해 용산구를 서울을 대표하는 글로벌 도시로 만들고자 한다”며 “구민 모두가 변화의 주인공이 되고 그 혜택을 함께 누리는 도시, 그것이 제가 꿈꾸는 용산구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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