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전선 멀티탭 단락 흔적, 그 앞엔 층간 소음 매트” 부산 자매 참변 합동 감식

소방·국과수·경찰·전기안전공사 3시간 합동감식
경비원 “불꽃 보이다 연기, 그러다 ‘펑’ 다시 불꽃”
유치원생 동생은 현관 중문서, 초등 언니는 발코니서
신고 20여분 만에 발견돼 병원 옮겼으나 이미 심정지


어린이 2명이 숨진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 6층 화재 현장에서 3일 오전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부모가 외출한 사이 어린 자매만 남겨져 있다가 화마로 참변을 당한 부산 기장군의 아파트 화재는 거실 에어컨 주변에서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부산소방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산경찰청, 전기안전공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3시간가량 불이 난 아파트에 대해 합동 감식을 벌였다.

아파트 내부가 전체적으로 다 그을려 있던 가운데 최초 발화 지점은 거실에 있던 스탠드형 에어컨 주변으로 특정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3일 어린이 2명이 숨진 부산 기장군 한 아파트 화재 현장을 찾아 홍문식 기장소방서장으로부터 브리핑받고 있다. [연합]


경찰 관계자는 “에어컨 전원선이 체결된 멀티탭의 전선에 단락 흔적이 있다”면서 “정확한 원인은 에어컨과 전선 등 추가 잔해물에 대해 정말 감식을 한 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검사는 현미경 관찰이나 비파괴 검사 등의 형태로 이뤄진다.

경찰은 화재 발생 당시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전날 오후 10시 58분에 발생한 화재는 이 아파트 경비원이 최초로 119에 신고했다.

부산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해당 경비원이) 처음에 불꽃이 보인다고 했다가 이후 불꽃이 잦아지고 연기만 보인다고 했고, 그러다가 ‘펑’ 소리가 들리며 다시 불꽃이 보인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고를 받은 일광소방서 선착대는 화재 현장과 4㎞ 떨어진 곳에서 출동해 6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고, 14분 만에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했다.

문을 연 뒤 1분 만인 오후 11시 18분 현관 앞 중문 근처에 쓰러져 있던 유치원생 동생을 먼저 발견했고, 다시 2분 뒤 발코니 근처에서 초등생 언니를 발견했다.

거실 바닥에는 층간 소음 매트 등 가연물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자동 화재탐지기가 울린 시점이 신고 시점이라고 보고 있는데, 경보기에 따라 작동 방식이 조금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화재 발생 시점은 추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매가 화재 당시 깨어있었다가 대피를 시도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지금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화재 발생 2시간 전쯤 있었던 아파트 정전이 화재와 관련 있는 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자매는 발견된 지 18분 만에 대학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도착 당시 이미 심정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았았다. 화재 경보가 울리는 ‘자동화재탐지기’와 옥내 소화전만 설치돼 있다. 2003년 건축허가를 받을 당시는 16층 이상만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어서 13층짜리 이 아파트에는 설치되지 않았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