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저항계수 0.144 ‘에어로 챌린지카’ 공개하고
공력시험·환경시험·R&H성능개발·NVH시험동 선봬
‘승차감에 진심’…현대차·기아 기술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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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연구소 공력시험동에서 아이오닉 6 차량으로 유동 가시화 시험을 하는 모습 [현대차, 기아 제공] |
[헤럴드경제(화성)=김성우 기자] #. 그냥 서 있기도 힘든 시속 60㎞/h 바람속으로 ‘연기선 유동 가시화 장치’를 든 장발의 연구원이 뛰어들었다. 연구원은 차량 각 부분에 가시화 장치를 대면서 공기의 흐름을 확인했다.
“기본 200㎞/h의 풍속까지 확인해야 하므로, 집에 가면 바람을 맞고 몸이 아프기도 해요. 그렇지만 성과를 냈을 때는 보람차죠.” 공력시험동을 안내하던 남양연구소 관계자가 웃으며 말했다.
현대자동차·기아가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진행하는 미디어랩투어 행사가 지난 23일 열렸다. 올해 현장에서 남양연구소는 모빌리티 개발 핵심 시설을 공개하며 글로벌 EV 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시험동은 ▷공력시험동과 ▷환경시험동 ▷R&H성능개발시험동 ▷NVH시험동 등으로 차량의 승차감과 효율성을 체크하고, 여러 극한의 상황에서도 주행성능과 정숙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는 시설이다. 공력시험동에서는 공기저항계수(Cd) 0.144를 달성한 ‘에어로 챌린지카’ 실물을 공개하고, 실제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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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력시험동에서 아이오닉 9의 테스트가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기아 제공] |
이날 현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공력시험동’ 이었다. 축구장 1개 크기인 총면적 약 6000㎡에 달하는 공력시험동은 내연기관부터 전기차, 수소차까지 전 차종을 대상으로 공력 성능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시설이다.
현장의 핵심 설비는 지름 8.4m, 출력 3400마력(HP)인 대형송풍기다. 풍속 200㎞/h의 바람을 정밀하게 구현하면서도 이때 발생하는 소음은 단 54dB 수준으로 일반 사무실 정도의 정숙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시설을 이용하려면 8시간 대여료는 4000만원 수준으로, 시간당 2.5㎿의 전기를 소비한다. 1200세대 대단지아파트가 투인원에어컨을 동시에 돌릴 수준이다.
또한 현장에서는 5개의 회전 벨트가 설치된 턴테이블을 통해 바퀴 회전은 물론, 차량 하부 유동 재현까지 가능해 실제 주행 환경에 근접한 평가가 이뤄진다.
이를 통해 주행 중 차량 주변에서 형성되는 불안정한 공기 흐름을 줄이는 연구가 진행된다. 이의재 공력개발팀 책임연구원은 “매일 하루 2건 이상씩, 1년 365일 테스트가 이뤄질 정도로 현장은 분주하게 돌아간다”라면서 “제네시스 마그마와 현대차 N차량 등 고성능차부터 엔트리급 모델까지 현대차·기아가 제작한 차는 모두 이곳을 거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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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양연구소 공력시험동의 메인 팬 모습 [현대차, 기아 제공] |
최근 반응이 뜨거운 제품은 아이오닉 6를 기반으로 탄생한 ‘에어로 챌린지카’다. 올해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Cd값을 0.206까지 낮춘 아이오닉 6에 연구중인 다양한 기술을 포함시키면서 공력계수를 0.144까지 낮췄다. 특히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내놓은 초저항력 콘셉트카의 Cd값이 0.19에서 0.17 수준인 점을 감안했을 때도 상당한 수준이다.
비결은 ▷액티브 카울 커버 ▷액티브 사이드 블레이드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 ▷액티브 리어 디퓨져 ▷통합형 3D 언더커버 등의 장치다.
특히 차량 하부의 3D언더커버는 기존 76%의 하부 언더커버율을 86% 수준까지 낮췄다. 액티브 사이드 블레이드와 액티브 리어 디퓨져는 서로 연동해서 작동하는 기술인데, 에어로 챌린지 카 후면에 숨겨져 있던 블레이드와 디퓨져가 뒤쪽으로 나오면서 리어오버행 길이를 40㎝ 연장시켜 공력계수를 줄였다. 리어스포일러는 공기 역학에 맞춰 각도를 틀면서 후면에 불필요하게 뭉치는 공기의 흐름을 개선한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는 “차량의 표면 거칠기나 사이드미러 유무 등이 공력에 미치는 영향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공기의 흐름이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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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시험동 강설챔버에서 아이오닉 9 차량에 강설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차, 기아 제공] |
두 번째로 이목이 집중된 곳은 환경시험동이었다. 이곳에서는 새로운 자동차가 개발을 거쳐 최종 양산되기까지는 수많은 시험실에서 혹독한 검증이 이뤄진다.
환경 풍동 챔버는 시험 환경에 따라 ▷고온 풍동 ▷저온 풍동 ▷강설 풍동으로 구성되면서, 50℃ 고온의 중동 지역, 영하 30℃ 혹한 지역의 강설 환경에 대한 테스트가 이뤄질 수 있다. 극단적인 기후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과 쾌적한 실내 환경을 보장해야 하기 위한 테스트 장소다.
극한의 상황에서 자동차의 배터리나 안전성 등이 주제로 다뤄지며, 엔진과 변속기의 냉각 성능, 냉난방 공조 성능, 실내 쾌적성까지 다양한 내용이 테스트된다. 최근 기아 EV3, EV4에 탑재돼 각광받은 4세대 열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이 이곳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이날 고온 풍동에서는 고성능 전동화 모델인 현대차 아이오닉 6 N의 차량 평가 검증이 이뤄지고 있었다. 영상 50도의 날씨, 습도를 완벽하게 제한한 ‘극한의 사막날씨’에서 시속 50㎞ 속도로 차 바퀴가 끊임없이 움직였다. 현장에는 솔라(Solar)라고 하는 인공 태양광 제어 램프가 설치됐는데 1200W/㎡의 일사량으로 태양광 노출 환경을 모사했다. 저온 환경 풍동에서는 최근 선보인 기아 PV5가 시험 중이었다. 풍동 내 테스트가 이뤄지는 챔버 내부 온도는 영하 20℃로 설정돼 있었고, 차량 표면에는 성애가 얇게 내려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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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시험동 고온챔버에서 아이오닉 6 N 차량의 열관리 성능을 평가하는 모습 [현대차, 기아 제공] |
가장 눈길을 끈 곳은 강설·강우환경 풍동이었다. 국내에 유일한 시설이자 일본에서는 덴소, 유럽과 미국 등지에도 일부 완성차 회사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시설이라고 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03년 “극한의 환경도 철저히 테스트할 시설을 만들라”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지시로 이 시설을 설립했다고 한다.
두툼한 겨울용 방한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안내한 챔버 내부 온도는 영하 30℃. 눈보라가 매섭게 치는 와중에도 카키색의 현대차 아이오닉 9가 묵묵히 태스트를 받고 있었다. 시험 과정에서 챔버 내부를 가득 채울 정도로 눈보라가 퍼졌다. 홍환의 현대차·기아 열에너지차량시험2팀 연구원은 “극한에서 배터리 상태를 체크할 뿐만 아니라 눈이 쌓여 배터리나 전장 계통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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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H성능개발동 고속 타이어 유니포미티 시험기를 작동시키고 있다. [현대차, 기아 제공] |
주행(Ride)과 핸들링(Handling) 성능을 평가하는 R&H성능개발동은 파워트레인과 차종에 상관없이 다양한 차량의 승차감을 테스트하는 공간이다. 노면의 충격을 얼마나 부드럽게 걸러내는지, 선회 시 차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관건이다.
타이어와 서스펜션 등을 다양한 노면조건이나 도로위 상황 속에서 테스트한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살펴본 것은 고속 타이어 유니포미티(Uniformity) 시험기였다. 최대 시속 320km까지 회전하는 드럼 위에서 타이어를 굴려 진동 발생 여부를 측정한다. 또한 드럼 위에 작은 클릿(Cleat)을 부착해 타이어가 요철을 통과할 때 움직임을 파악하고 승차감 특성까지 평가할 수 있다. 최고봉 주행성능기술팀 책임연구원은 “타이어는 고속으로 회전하면서 미세한 불균형으로 진동이 발생한다. 해당 시험기는 타이어 진동 유발 정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게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장에는 타이어 특성시험기와 핸들링 주행시험기의 시연도 이뤄졌다. 타이어의 강성과 접지 특성을 분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앞서 살펴본 시험기와 다른 점은 실제 도로와 유사한 평평한 벨트 위에서 타이어를 굴린다. 박성호 주행성능기술팀 책임연구원은 “타이어는 타이어 회사에서만 테스트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동차의 주행 성능은 타이어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차량조건에 맞는 타이어 성능을 현대차, 기아도 테스트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지는 시설은 바로 승차감 주행시험기였다. 승차감 주행시험기는 다양한 노면 조건에서 차량 반응을 정밀하게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장비다. 최근에는 차량 섀시의 강성까지 테스트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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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VH동 몰입음향스튜디오에서 앰비소닉 환경 속 버추얼 사운드 평가하는 모습 [현대차, 기아 제공] |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시험동은 차량과 관련한 다양한 소리를 테스트한다. 차량과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절제하는 연구가 이뤄지는 장소인 동시에, 법적으로 구현이 필요한 친환경차의 보행자 보호음(Acoustic Vehicle Alerting System·보행자가 차량이 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들리는 주행음) 등이 연구된다.
연구소는 로드노이즈 시험실과 몰입음향 스튜디오 두 곳으로 구성돼 있었다. 로드노이즈 시험실은 10×14m 규모로, 벽면은 두꺼운 흡음재로 빈틈없이 둘러싸여 있다. 덕분에 실험실 내부는 소리의 반사가 없는 무향의 공간이다. 소음의 발생 원인을 정확하게 규명하고 설계와 소재 개선을 통해 근본적인 소음원을 줄여나가는 공간이다.
시험 조건에 따라 아스팔트, 콘크리트, 험로 등 실제 도로의 노면 질감을 그대로 구현한 패치로 교체를 부착해 소음을 테스트하는데, 차량의 전석과 후석에 마이크를 부착하고 각 헤르츠(Hz) 별로 발생하는 소리의 데시벨(db)을 면밀히 체크한다. 이날 테스트가 이루저니 GV70은 거친 노면에도 20~40db 수준의 안정적 소음을 유지했다.
서재준 소음진동기술팀 팀장은 “현대차·기아는 소음 테스트를 위해서만 차량 한 대당 40개월 이상 시간을 쏟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몰입음향 스튜디오는 VR을 활용하는 동시에 다양한 스피커를 활용하고, 또 글로벌 각지역과 네트워킹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세계 최초의 시설이다. 현장에서는 실제 도로와 유사한 시각·청각 환경을 구현해 차량의 음향 성능을 검증하는 ‘몰입형 가상 평가 환경(VR)’ 구현이 마련돼 있다.
또 현장은 몰입음향 청취실이 갖춰져 있는데 돌비 애트모스(7.1.4채널)와 4차 앰비소닉(25채널) 까지 40개의 스피커가 배치된다. 해당 시설은 장비비용만 10억원에 달할정도로 고가의 제품들로 구성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