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근 부회장 “개정안 통과시 조선 가장 큰 타격”
암참 “노란봉투법, 韓 투자매력도 떨어뜨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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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근(가운데)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노조법 개정 중지 촉구 업종별 단체 기자회견에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서재근·김현일 기자] 정부와 여당이 일명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번 개정안이 산업현장에 미칠 부작용을 우려하는 경제계와 산업계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30일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는 주요 산업별 업종별단체와 함께 노조법 개정 중지 촉구를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공동성명에는 경총을 비롯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대한건설협회,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한국기계산업진흥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화학산업협회,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등 주요 업종별 단체 상근부회장들이 참여했다.
이들을 대표해 공동성명 발표에 나선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이번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우리 산업경쟁력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회장은 “이번 개정안은 도급이라는 민법상 계약의 실체를 부정하고, 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원청을 노사관계의 당사자로 끌어들여 쟁의행위 대상으로 삼으려는 것”이라며 “국내 제조업이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업종별로 다단계 협업체계로 구성된 상황에서, 원청 기업들을 상대로 끊임없는 쟁의행위가 발생해 원·하청간 산업생태계가 붕괴될 것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주목받고 있는 조선업의 경우 제조업 중에서도 협력사 비중이 높아 노조법 개정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노조법상 사용자에 대한 다수의 형사처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추상적이고 모호한 사용자 지위 기준은 우리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경영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개정안의 노동쟁의 개념 확대와 손해배상 책임 제한은 산업현장에 ‘파업 만능주의’를 만연시킬 것”이라 덧붙였다.
그는 “지금도 산업현장은 강성노조의 폭력과 파괴, 사업장 점거, 출입 방해 등 불법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업의 투자결정, 사업장 이전, 구조조정 등 사용자 고도의 경영상 판단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또 “개정안에 따르면 노조가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사실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어, 산업현장은 1년 내내 노사분규와 불법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기업들은 경영효율화와 노동생산성 향상은 고사하고, 급격하게 변화하는 산업환경에 대처하기 어려워져, 결국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며 “그로 인한 피해는 일자리를 위협받는 중소·영세업체 근로자들과 미래세대에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지금이라도 국회는 노동조합법 개정안 심의를 중지해야 한다”라며 “부디 기업들이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이 법안이 가져올 산업현장의 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해 주길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외국계 경제단체도 노란봉투법이 야기할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날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에 이어 국내 최대 외국계 경제단체인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노란봉투법이) 산업 현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추진돼 절차적 보완이 필요하다”며 개정안 추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암참은 노란봉투법이 한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고려 중인 외국계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높여 자칫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유연한 노동 환경은 한국이 아·태 지역 비즈니스 허브로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라며 “이번 법안이 현재 형태로 시행될 경우 향후 한국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투자 의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APEC 정상회의는 한국이 혁신과 경제정책 측면에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무대”라며 “이러한 시점에 해당 법안이 어떤 시그널을 줄 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암참은 지난해 7월 노란봉투법이 처음 발의됐을 때에도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과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제임스 김 회장은 “암참의 2024년 경영환경 설문조사에서도 규제의 예측 가능성 부족이 외국계 기업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혔다”며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의 글로벌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