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리스크 제거…연말 4000고지 가나

한국 수출 불리한 요인 사라져
수출주 중심 상승세 견인 기대


한미 무역 관세 협상이 타결된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


미국과 관세 협상이 종료 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국내 증시가 중장기 리스크를 덜어냈다는 평가다. 특히 자동차업종은 경쟁력 약화 우려를 덜어냈다. 일본의 관세율인 15%와 동등한 수준으로 낮아지면서다. 시장에서는 일본보다 높은 관세율이 부과 시 가격 경쟁력 저하 등 수출 난관을 예상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44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92포인트(0.27%) 오른 3263.39를 기록 중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미 협상 타결 소식에 지수의 강한 상승을 기대했지만, 최근 6거래일 연속 지수가 오르는 등 관세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만큼 추가 탄력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 반등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의 포괄적 무역 합의 체결을 공식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해 일괄적으로 15%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한국은 대규모 대미 투자 및 수입 확대를 약속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정한 전략 분야에 총 3500억달러(약 460조원)를 투자하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및 기타 에너지 제품 1000억달러어치를 수입하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2주 내 별도의 추가 투자 계획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에선 이번 협상 타결이 길게 봤을 때는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점이 중요 포인트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미 투자와 미국산 제품 구매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협상을 잘 한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일본, 유럽연합(EU)과 동일한 15% 관세 적용은 한국 수출에 불리했던 요인이 제거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0.07%포인트 제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1~2차 추경효과와 상호관세율 인하가 더해지면 2025년 한국 성장률이 1% 달성할 가능성이 확대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관세 전쟁 국면에서 15% 세율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최저 관세율을 제시받은 것으로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긴 안목에서 봤을 때 코스피 지수 등 국내 증시 상장 수출주엔 나쁘지 않다. 코스피 4000 달성의 발목을 잡던 요인이 하나 더 제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산 수입 확대에 따른 무역수지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관세 조치로 한국의 무역수지 악화 문제는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상승세가 이어지기보다는 기업 실적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등 펀더멘털 요인을 더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호관세 협상 국면이 막바지에 이르며 관련 불확실성은 정점을 통과했지만, 기존 보편관세 10%에 이어 8월 1일 이후 추가되는 상호관세의 영향을 지표와 실적 상 1~2개월 정도 확인해야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월별 기업 실적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8~9월 코스피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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