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합류한 리파인, 관전포인트는 ‘PEF’ 대주주[투자360]

머스트운용, 295억에 지분 약 10% 취득
과거 타깃한 파마리서치·영풍은 ‘개인’ 대주주
리파인 지배주주 스톤브릿지-LS증권
기업가치 증대 목표 합치, 주주 설득 관건


리파인 주요 사업인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권리조사 서비스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행동주의 전략을 펼치는 머스트자산운용이 코스닥 상장사 프롭테크(부동산 기술 기업) 업체 리파인에 투자하면서 시장 이목을 끌고 있다. 관전포인트는 리파인 최대주주가 사모펀드(PEF) 운용사라는 점이다. 그동안 헤지펀드는 개인 대주주의 기업가치 저평가 문제를 지적해 왔다. 기업가치 증대와 수익 창출 등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PE를 상대로 행동주의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 주목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리파인은 내달 24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머스트운용의 주총 소집 요구에 따른 결정이다. 앞서 머스트운용은 법원을 통해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으며 리파인 측은 주주제안을 수용해 외부 중재 없이 주총을 열기로 했다.

머스트운용은 지난달 중순 리파인 보유 지분율 5%를 초과하며 공시 의무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총 295억원을 투입해 9.85% 지분을 취득했다. 이번 주총에서 리파인의 자본준비금을 감소해 배당 재원으로 쓸 수 있는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의안을 다루길 원하고 있다. 기관 주주로서 주주환원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머스트운용의 공개적인 행동주의는 관심 환기에는 성공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파인은 머스트운용 합류 이후 최고 거래가를 갈아치웠다. 물론 주가는 2021년 10월 코스닥 입성 당시 공모가 2만1000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우상향 추세다.


머스트운용은 영풍, 파마리서치 등을 통해 행동주의 투자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영풍에는 자사주 소각, 액면분할 등을 제안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사결정을 유도했다. 파마리서치의 경우 비지배주주에 불리한 인적분할 비율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와 지배주주를 견제했다. 결국 파마리서치는 인적분할 결정을 철회했다.

리파인 투자 건은 행동주의 전략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영풍과 파마리서치는 헤지펀드가 일반적으로 문제 삼는 ‘개인 대주주’가 주가 관리에 소홀한 사례로 꼽힌다. 반면 리파인의 경우 바이아웃 투자에 특화된 PEF 운용사 스톤브릿지캐피탈과 LS증권 컨소시엄이 최대주주다.

헤지펀드와 PE는 궁극적으로 투자 자산의 가치를 높여 출자자에게 원금과 수익을 배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개인 대주주의 경우 승계나 상속 등의 이슈로 주주가치 제고에 소홀할 수 있는 점과 차별화된 지점이다.

물론 투자 호흡은 다르다. PE는 이사회를 통해 경영에 참여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반면 헤지펀드는 빠른 시간 안에 수익을 낼수록 성과가 높아지는 구조다.

리파인 주주제안에서도 양측의 관점 차이는 일부 확인된다. 스톤브릿지-LS증권 측은 올 상반기 리파인 경영권 인수가 종결된 이후 이제 PMI(인수 후 통합)를 시작했다. 리파인이 보유한 1800억원가량 현금은 당장 주주환원에 투입하기보다는 기업가치에 증대에 필요한 자산 확보 등을 예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을 통해 주주에 이익을 공유한다는 구상이다.

머스트운용은 리파인이 상장 이후 주주환원에 소홀했던 만큼 배당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 리파인의 보유 현금을 감안하면 교환사채(EB) 역시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리파인은 대주주 교체 과정에서 스톤브릿지-LS증권을 상대로 금융비용이 수반되는 355억원 규모 EB를 발행했다. PE 입장에서 펀드 수익률 관리 차원에서 상장사 자산의 주가 변동성을 제어하기 위한 장치였으나 현재는 주식으로 전환을 마쳤다. 리파인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며 EB의 교환 가치가 커지자 회계적 손실을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머스트운용과 스톤브릿지-LS증권 양측 모두 방식에 차이가 있으나 리파인의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하는 점은 동일하다. 따라서 이번 임시 주총에서 양측 중 어느 쪽의 논리가 소액 주주를 움직일지 주목되고 있다. 리파인은 머스트운용 측 제안이 주주와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 관계자는 “리파인 사례는 시장에 여러 주체가 각자 운용 전략에 맞춰 투자 수익을 추구하는 사례”라며 “대주주와 헤지펀드가 대치하는 상황이 아닌 만큼 결국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파인은 금융·보증기관 대상 전월세보증금 대출 서비스가 주력 사업이다. 등기부등본 조사 시스템을 바탕으로 부동산 권리를 조사해 거래의 안정성을 높인다. 해당 시장에서 리파인은 90% 이상 수요를 점유 중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