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론에 ‘매파’ 연준까지…눈치 보는 코스피

잭슨홀미팅 목전 ‘3000P 방어’ 주목
9월 고용·물가지표 관건 “경계 필요”
단기 조정국면 지속, 환율 부담 여전



박스권에 갇힌 국내증시가 인공지능(AI) 거품론과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짓눌리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 3000선을 지켜낼 가능성은 크지만 계절적으로 불리한 시기에 접어든 만큼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나온다.

2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와이오밍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미팅을 시작으로 다음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설할 예정이다. 잭슨홀 미팅에서 미국의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이 결정된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워왔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날 새벽 공개된 미국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이 다소 매파적으로 나타나면서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킨 것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한 위원은 2명에 불과했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전반적으로 우세했다.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위원이 더 많을 것이라는 기대가 꺾이며 시장에 부담을 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FOMC 의사록에서 9월에도 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렵다는 메시지가 확인되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고 있다”며 “9월 금리 동결 확률이 어느덧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9월 인하가 결정되더라도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보다는 점진적 인하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시 변곡점을 잭슨홀 이후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iM증권은 “잭슨홀 발언은 단기 변동성을 키우지만 추세를 결정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최근 5년간의 사례 역시 단기 이벤트보다는 물가와 국채 금리가 시장을 좌우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9월 초 발표될 고용·물가 지표가 향후 연준의 금리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연설 내용보다 물가 추이와 국채 금리가 더 중요한 변수라는 점에서 9월 초 발표될 미국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를 금융시장이 더욱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 재개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금융시장은 연말까지 금리 인하 여부 자체보다 실제 얼마나 인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는 장기 조정보다는 단기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 많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증시가 비싸고 미국 외 지역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지만 상반기 중 국내 증시를 포함한 대부분 지역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지금은 글로벌 증시 전반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단기적으로 기술주가 빠르게 조정을 받았고 국내 증시는 추가 하락 시 지수 부양 정책이 다시 가동되며 3000선을 지켜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계절성마저 불리한 가을까지는 주의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IBK투자증권은 한국 증시가 단기 저점에 근접했다고 판단했다. 이달 말과 9월 초가 저가 매수 구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에 진입했지만, 이 구간은 과거에도 상승 압력이 제한됐던 ‘저항선’으로 작용해 추가 오름세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의 매파적 발언 가능성으로 인한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열려 있다”라면서도 “파월의 매파적 뉘앙스가 표출되더라도 그것은 상반기 관망적 스탠스 그 이상을 의미할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물가가 반등하고 있지만 관세가 인하되고 있고 미국 경기는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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