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끝나자 급피치…‘정교유착’ 정점 한학자 통일교 총재 구속기소 [세상&]

10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자법 위반 추가 기소
한 총재 비서실장·윤씨 배우자 등 불구속기소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한 총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정권과의 정교유착 의혹 정점에 있는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10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이날 오후 한 총재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구속한 지 18일 만이다.

아울러 특검은 지난 8월 구속기소 했던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 씨를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모 씨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윤씨의 배우자는 업무상횡령 등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됐다.

한 총재는 2022년 1월 정씨, 윤씨와 공모해 당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당시 통일교는 종교적 이권 확대를 위해 ▷신아프리카 안착을 위한 각종 행사 ▷제5유엔 사무국 한국 유치 ▷아시아 태평양 유니언 설립을 위한 캄보디아 메콩피스파크 사업(MMP) ▷아프리카 한일 해저터널·DMZ 평화공원 설치 등 사업을 추진했다.

이들은 같은 해 3~4월께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원을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도 받는다. 또 그해 7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김 여사에게 고가의 금품을 건네고 통일교가 추진하는 각종 현안 사업 등을 청탁하는 데 관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있다.

한 총재는 이 밖에도 정씨, 윤씨 등과 공모해 통일교의 자금으로 권 의원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은 물론 국민의힘 후원금, 김 여사에게 세 차례에 걸쳐 제공한 금품의 구매 대금 등으로 쓴 혐의(업무상 횡령)도 받는다. 또한 한 총재는 정씨와 공모해 2022년 10월 자신을 둘러싼 카지노 원정도박 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씨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있다.

특히 특검은 한 총재 등이 2022년 7월께 A국가 국회의원 B씨에게 선거자금 10만 달러를 제공하고 C국가 대통령 소속 정당에 선거자금 50만 달러를 제공한 혐의도 함께 공소장에 적시했다.

통일교 청탁 의혹과 관련해 먼저 기소된 김 여사와 윤씨, 전씨 등의 특검 공소장에는 한 총재가 지난 2012년 9월부터 통일교를 이끌며 강조해 온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유착 관계를 형성했다는 내용 등이 적시됐다.

특히 한 총재의 최측근이던 윤씨의 공소장에는 윤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국민의힘을 상대로 실행한 각종 청탁과 금품제공 행위 배경에 한 총재의 지시와 승인이 있었다는 내용이 함께 적시됐다. 다만 한 총재와 통일교 측은 ‘윤씨의 개인적 일탈일 뿐 교단 차원에서 개입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검은 통일교 측이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2022년 11월 김 여사가 전씨를 통해 통일교인의 집단 당원 가입을 윤씨에게 요청했다고 의심한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경남도당을 압수수색하고 통일교 측이 제출한 가입신청서 묶음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의 자유의사에 반해 입당을 강요할 경우 정당법 위반에 해당한다.

이날 특검은 “피고인들에 대한 정당법 위반 혐의 등 나머지 특검법상 수사대상 사건과 관련 공범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교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특검이 한 총재를 기소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기소는 한 총재가 종교 지도자로서 수행해 온 상징적·정신적 역할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총재는 정치적 이익이나 금전적 목적과는 무관하게 신앙적 사명을 수행해 왔고 이번 사건을 지시하거나 수행하는 등 관여한 바 없다”며 “한 총재는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사실관계를 투명하게 소명하고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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