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500억달러 요구에…구윤철 부총리 “연간 최대 200억달러 사용 가능”

미국과 이면합의 추진 가능성에는 “있을 수 없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1년간 쓸 수 있는 외환보유고는 최대 150억~200억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미국 측이 관세협상 과정에서 요구한 투자 재원을 설명하며 “이보다 더 투자하려면 외환이 조달돼야 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2025년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이날 언급된 150억~200억달러는 현행 외환보유고상 직접투자가 가능한 금액을 말한다.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외환 시장매입 등 외환보유액 감소를 초래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달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다.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합의한 3500억달러 투자금의 세부 조율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선불이라며 현금 지급을 요구하지만, 정부는 무제한 통화스와프 등을 필요조건으로 제시한 상태다.

구 부총리는 “외환이 조달된다고 무조건 쓰는 것이 아니고 상업적 합리성이 인정된 사업에만 투자하고 회수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초지일관 대출·보증·출자를 섞어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현재 진행 중인 협상과 관련해 “우리 외환시장이 일본과 달라 3500억달러를 못 낸다는 점을 미국이 인정해 주면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7월 30일 관세협의 당시 출자와 보증, 대출을 섞어서 한다고 분명히 미국과 얘기했다”며 “그런데 일본과 미국이 협의하면서 일본이 대외적으로 다 현금으로 내겠다고 하면서 미국이 한국에 말을 바꾼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일본의) 5500억달러 중 실제 투자액은 1~2%고 나머지는 대출이나 보증’이라는 일본 경제재생상 발언 이후 제기된 미일 간 이면합의 의혹에 대해 “관계부처에서 일본 카운터파트와 알아보고 있는데 일본에서는 공식적으로는 우리에게 지금 답을 안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도 미국과 이면합의를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 질의에는 “결코 이면합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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