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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한 에릭 루 [로이터]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재수생의 반란이다. 다시 한 번 쇼팽 콩쿠르에 도전한 중국계 미국인 피아니스트 에릭 루(27)가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1일(현지시간) 쇼팽 콩쿠르에 따르면 에릭 루는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폴란드 바르샤바 필하모니홀에서 치러진 결선에서 11명의 진출자 중 1위로 이름을 올렸다. 우승 상금은 6만유로(약 9932만원)다.
에릭 루는 2015년 조성진이 우승하던 해에 쇼팽 콩쿠르에 참가, 4위까지 올라간 주인공이다. 10년 만에 콩쿠르에 다시 도전한 그는 본선과 결선을 지나는 내내 흩트러짐 없는 연주로 1위에 올랐다. 미국에서 태어난 에릭 루는 커티스 음악원을 졸업하고 2018년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올해 쇼팽 콩쿠르는 최근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강세를 보이는 중국계 피아니스트의 저력이 어김없이 드러났다. 캐나다 출신 케빈 첸(20)이 2위, 중국 연주자 왕쯔통(26)이 3위를 차지했다.
이번 콩쿠르에서 본선 1∼3라운드를 거친 11명의 참가자는 쇼팽의 폴로네이즈 환상곡을 비롯해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2번 중 한 작품을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올해 콩쿠르는 역대 가장 많은 참가자인 642명이 지원했다. 특히 올해는 주요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참가자가 무려 19명이나 됐다. 본선에 올라온 85명의 참가자 중 중국인은 29명, 일본인은 13명으로, 아시아 출신이 두각을 보였다. 결선 진출자 중에서도 중국 3명, 일본 2명, 말레이시아 1명 등 아시아 출신이 과반을 넘었다.
한국인 참가자도 쇼팽 콩쿠르의 흥행에 일조했다. 이혁·이효 형제와 이관욱, 나카시마 율리아(일본 이중국적) 등 4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 중 이혁·이효 형제가 3차 본선에 올랐으나 결선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이혁은 앞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 해 늦게 열린 2021년 대회에서도 결선에 진출했다.
우승자 에릭 루는 다음 달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 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 쇼팽 콩쿠르 우승자 자격으로 협연한다.
폴란드 출신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프레데리크 쇼팽(1810∼1849)을 기리기 위해 1927년 시작된 쇼팽 콩쿠르는 5년에 한 번 열린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러시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벨기에)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불린다. 마우리치오 폴리니(1960년), 마르타 아르헤리치(1965년), 크리스티안 지메르만(1975년)와 같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우승자로 배출한 대회다. 한국인 최초로 조성진이 2015년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2005년에는 임동민·임동혁 형제와 손열음이 결선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임동민·임동혁이 공동 3위를 차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