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야 하는 긴급자금은 제도 실패…상시지원체계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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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는 노후 긴급자금 대부사업(실버론)이 2년 연속 예산 조기 소진으로 중단되면서, 저소득층 노인들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초 긴급한 생계·의료 위기 상황에서 즉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기다려야 하는 긴급자금’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주갑)은 24일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실버론은 노후 빈곤층을 위한 긴급자금 제도지만 실제로는 ‘기다려야 하는 긴급자금’이 됐다”며 “가장 취약한 노인층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구조는 명백한 제도 실패”라고 지적했다.
실버론은 60세 이상 연금수급자 중 금융 접근이 어려운 노인에게 전·월세보증금, 의료비, 장제비, 재해복구비 등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최근 예산이 잇따라 바닥나며 사실상 긴급대출 기능이 마비됐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9월 24일 예산이 조기 소진돼 12월 2일에서야 재개됐고, 올해에도 7월 13일에 예산이 소진돼 한 달 뒤인 8월 13일 재시행됐다. 공단은 올해 소진 후 ‘기타민간융자금’ 250억 원을 전용해 임시 운영을 이어갔지만 폭증한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본지 7월 9일자 1면 ‘[단독]국민연금 담보대출 중단’ 보도 참조
예산이 끊긴 기간 동안 대출을 신청조차 못 한 노인 상당수는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으로 확인됐다. 2024년 사업이 멈췄던 2개월 동안 대출 상담을 받은 384명 중 15.1%가 기초생활수급자였고, 올해 중단기(7월~8월)에는 58명 중 41.4%가 수급자로 집계됐다.
소 의원은 “예산이 끊긴 사이 가장 어려운 노인들이 발길을 돌렸다”며 “이름만 ‘긴급자금’일 뿐 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버론은 매년 예산이 100% 집행될 정도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447억 원, 2024년 463억 원이 전액 집행됐으며, 2025년에도 8월 기준 집행률이 66.2%에 달했다.
그러나 공단은 늘어나는 수요에 맞춘 예산 확충이나 상시지원체계를 마련하지 못한 채 매년 ‘연중 몇 달씩 멈추는 긴급자금 제도’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소 의원은 “실버론은 단순한 금융상품이 아니라 노후 빈곤층의 마지막 안전망”이라며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연중 상시지원체계 구축, 기초생활수급자·저소득 노인 우선지원, 수요예측 강화 등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