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를 노려라…빵 시장 ‘지각변동’

버거빵 수급난에 공급처 다변화
겨울철 특수 ‘호빵’ 경쟁도 치열


서울의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에서 직장인이 점심을 먹고 있다. [연합]


빵 시장이 조용하게 재편되고 있다. 외식업계가 공급망 불안을 계기로 수급처를 다변화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11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최근 버거 번(빵)을 공급받는 업체를 다변화 중이다. 5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수급 불안을 겪은 뒤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는 계열사 롯데웰푸드와 협업을 강화했다. 롯데리아는 6월 SPC삼립의 버거 번 공급 일정이 불규칙해지면서 일부 매장에서 품절 사태를 겪었다. 이후 롯데GRS는 롯데웰푸드와 중소기업 등에서 공급받는 번 비율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 결과, 롯데웰푸드 3분기 베이커리 매출은 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늘었다. 롯데웰푸드는 “롯데GRS 번스와 롯데자이언츠빵, 티니핑 컬래버 등 제품을 확대한 결과”라고 했다.

신세계푸드도 노브랜드버거의 번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보완했다. 노브랜드버거는 올해부터 체질 개선 일환으로 출점을 가속하면서 번 수요가 덩달아 증가했다. 이에 천안공장에서 직접 생산 라인을 가동해 일시적인 공급 공백을 메웠다. 자체 생산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현재 기존 공급망으로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있지만, 추가 물량이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자체 생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 맘스터치, 버거킹 등도 빵 공급 불안을 겪은 뒤 수급처 다변화를 노력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공급 불안은 브랜드 신뢰와 직결된다”며 “공급 단가가 다소 높더라도 여러 협력업체를 확보하고 수급 상황을 상시 점검 중”이라고 했다.

빵 시장 점유율에 변화 조짐이 보이면서 SPC삼립의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5% 급감한 8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3% 줄어든 8235억원이었다.

겨울철 특수가 본격화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SPC삼립은 올 시즌 14종의 호빵 신제품을 쏟아냈다. 신제품은 호두단팥, 소금우유, 말차라떼 등으로 구성했다.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협업해 키링을 제작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도 선보였다.

롯데웰푸드는 ‘기린 호빵’을 앞세웠다. 기린호빵 4종은 IMF 시대를 연출한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 시리즈 ‘태풍상사’와 기획했다. 드라마에서는 아버지와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호빵을 먹는 장면이 등장한다. 롯데웰푸드는 레트로 감성의 글씨체와 ‘아버지의 사랑이 가득 담긴 호빵’이라는 문구를 추가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오뚜기는 호빵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냉동 제품으로 출시했다. 집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있게 간편히 겨울철 음식을 즐기려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정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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