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ELS 과징금도 대기중…금융지주, 연말 CET1 사수 과제

4분기 들어서만 환율 70원 가까이 상승
은행 CET1, 많게는 0.21%P 하향 영향
조 단위 과징금도 RWA 상승 압력 확대


사진은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고환율 영향으로 금융지주의 건전성 관리가 연말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외화자산의 원화 평가액이 늘고 그에 따라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며 핵심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및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담합 의혹 관련 과징금 부과까지 예정돼 있어 주요 금융지주의 CET1 관리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보다 2.3원 내린 147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9월 30일 주간거래 종가(1402.9원)과 비교해 67.1원 오른 것이다.

3분기만 해도 1300원대 후반에 머물렀던 환율은 10월 이후 1400원대로 굳어졌고 11월 중순부터는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아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내 1500원 돌파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이처럼 원화 가치 저평가가 지속되면 금융사로서는 CET1 관리에 비상등이 켜지게 된다. 보통주자본비율은 보통주자본(분자)을 RWA(분모)로 나눠 계산하기 때문에 RWA가 커질수록 비율이 떨어지는 구조다. 환율이 오르면 RWA가 커지므로 CET1이 내려가는 것이다.

통상 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 1~3bp(1bp=0.01%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환율이 70원 가까이 오른 4분기 동안 많게는 21bp 내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헤럴드DB]


특히 올 연말 CET1 방어가 중요한 이유는 조 단위의 과징금 부과가 예정돼 있다는 데 있다. 과징금이 부과되면 일회성 비용으로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는 것은 물론 그 금액의 6배를 운영리스크로 추가 인식해 RWA를 쌓아야 한다. 그만큼 CET1이 내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홍콩 ELS 판매 주요 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과징금을 사전 통보받았는데 총 2조원 규모로 전해진다. 금감원의 사전 통보대로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면 그만큼의 순이익 차감에 따른 보통주자본 하락과 함께 단순 계산상 약 12조원의 RWA 증가 요인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주요 금융지주의 CET1이 100bp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주별로 보면 과징금 규모가 가장 큰 KB금융이 50~55bp, 신한·하나금융이 각각 10~12bp 수준의 CET1 하향 영향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연내 확정·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LTV 담합 과징금도 조 단위로 예측된다. LTV 담합 과징금 영향까지 더하면 각 금융사의 CET1 관리 부담은 배가 된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주요 금융지주의 CET1은 13% 안팎으로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12%를 웃돌고 있다. 지주별로 보면 ▷KB금융 13.83% ▷신한금융 13.56% ▷하나금융 13.30% ▷우리금융 12.95% 등이다.

시장에서는 4분기 중 환율 상승과 과징금 부과 등의 영향이 반영되면 각 지주가 목표로 하는 13~13.5%선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통상 주요 지주가 13% 초과분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주주환원 여력이 하락할 여지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4분기 일회성 이슈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CET1를 관리해 왔으나 계속되는 고환율 흐름과 대규모 과징금 등은 이 비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 1~3분기보다는 CET1이 하락할 것”이라며 “투자자에게 약속한 CET1를 지키기 위해 재량적으로 충당금을 환입하거나 적립을 유예하는 등의 미세 조율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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