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도, 11개월만에 공식 석상…지지자들 앞에 “자유!” 외침 울려
베네수 정부 “도주범” 위협 속 비밀 출국…노벨위원회도 위치 몰라
“대의를 위해 가장 필요한 곳에 있을 것”…귀국 강행 의지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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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2025년 12월 11일 노르웨이 오슬로의 그랜드 호텔 발코니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앞서 그의 딸 아나 코리나 소사 마차도가 대신 상을 수상했다.[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8)가 정부의 강한 압박을 뚫고 노르웨이 오슬로에 극비리에 도착해 11개월 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베네수엘라 정권이 ‘도주범’으로 규정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에서도 그는 “위험을 알지만 베네수엘라로 돌아갈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차도는 10일(현지시간) 밤 오슬로에 도착해 11일 새벽 한 호텔 발코니에서 기다리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모습을 드러냈다. 청바지에 패딩을 입은 평상복 차림으로 등장한 그는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포옹을 나누며 베네수엘라 국가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1월 카라카스 반정부 시위 이후 처음 공개석상에 선 순간이었다.
마차도는 “여러분 모두 베네수엘라로 돌아오면 좋겠다”고 말했고, 지지자들은 “자유! 자유!” “대통령! 대통령!”을 외치며 환호했다.
마차도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에 맞서며 민주화 운동을 이끌다 출국 금지 조치와 구금 위협 속에 은신처에서 생활해왔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그가 출국하면 ‘도주범’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마차도는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을 위해 철저히 은밀한 방식으로 노르웨이행을 감행했다.
출국 과정은 극도로 비밀에 부쳐져 노벨위원회조차 그의 위치나 참석 여부를 파악하지 못했다. 미국의 보호 아래 이동했지만 악천후로 비행 일정이 지연되며 결국 전날 열린 시상식 참석에는 실패했고, 그의 딸 아나 코리사 소사 마차도(34)가 대리 참석했다.
마차도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오슬로에 올 수 있도록 목숨을 걸고 도운 많은 사람 덕분에 이 자리에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정부는 나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평생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나라를 떠나는 행위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귀국 의지는 확고했다. 마차도는 “당연히 돌아갈 것”이라며 “내가 어떤 위험을 감수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의를 위해 내가 가장 필요한 곳에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그곳이 오슬로라고 믿지만 결국 베네수엘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차도는 이날 오전 중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행보와 귀국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