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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 판 마넨 [세종문화회관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컨템포러리 발레 거자 한스 판 마넨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상임안무가가 1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3.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은 이날 성명을 통해 그의 타계 소식을 전하며 “네덜란드가 배출한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안무가 중 한 명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1932년 네덜란드 니우베르암스텔에서 태어난 고인은 발레 무용수로 경력을 시작해 1957년 첫 작품을 통해 안무가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인은 조지 발란신의 뒤를 잇는현대 발레의 선구자로 꼽힌다. 고전 발레의 엄격한 기교 위에 현대적 감각과 인간 내면의 심리를 투영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유럽 발레계에선 그를 ‘발레의 몬드리안’이라고 부른다. 네덜란드 화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추상화처럼, 고인이 만들어내는 춤의 언어는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명료한 선과 구조, 본질적인 움직임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그에 대해 “동작의 경제성과 명료함, 그리고 음악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을 통해 발레를 현대적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평한 바 있다.
고인과 한국 발레계의 인연도 깊다. 2008년 유니버설발레단의 ‘블랙케이크’ 지도를 위해 처음 내한, 한국 무용수들의 성장을 지켜봤다. 최근엔 서울시발레단과 ‘캄머발레’와 ‘5 탱고즈’를 무대에 올리며 국내 유일의 공공 컴템포러리 발레단인 이 단체의 안착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인은 지난 60여년간 150편이 넘는 작품을 남겼고, 현재까지도 전 세계 90여개 발레단이 그의 레퍼토리를 올리고 있다.
테드 브랜드슨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단장은 “우리는 매우 소중한 친구이자 훌륭한 동료를 잃었다. 네덜란드뿐 아니라 그 너머까지 무용 발전에 기여한 그의 공헌은 비할 데 없이 중요하다”라며 “한스는 그의 발레 작품, 무용과 사람에 대한 그의 비전,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모두와 맺어온 깊은 유대감을 통해 네덜란드 국립 발레단에 지대한 영향을 남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정적이고, 끊임없이 호기심 많고, 사랑스럽고, 관대하고, 헌신적이고, 다정하고 (때로는 도전적이기도 한), 유머 감각이 넘치고, 비할 데 없이 잊을 수 없는 위대한 안무가이자 스윙의 왕, 그리고 훌륭한 친구였던 한스는 저와 우리에게 이 모든 것을 포함한 그 이상의 존재였다”며 “그의 우정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 중 하나였다. 그의 예술은 무용수들의 몸과 수많은 관객들의 눈빛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