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메시지에 진정된 환율…트럼프 기습 관세 변수로

전 거래일 종가보다 9.4원 급등
트럼프 200억弗투자 압박 관측
국민연금 ‘국장 확대’ 효과 상쇄


26일 국민연금이 국내 투자 확대 메시지를 내놓자 원/달러 환율이 1430원대 중반까지 내려가며 진정세를 보였다. 27일 야간 거래에서도 지난해 12월 24일(37.9원)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습적으로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기습 관세 인상을 밝히면서 또 다시 환율이 튀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9.4원 오른 145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등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언급하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한국 입법부가 한국과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난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국가별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난 2025년 7월 30일에 양국을 위한 위대한 합의를 했으며, 내가 2025년 10월 29일 한국에 있을 때 그런 조건을 재확인했다. 왜 한국 입법부는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는가”라고 적었다.

한국은 미국과 합의에 따라 연간 2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 트럼프가 한국의 투자 이행을 압박한 배경에는 최근 원화 약세 상황에서 한국이 200억달러를 투자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최근 엔화 초강세에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조정 등 원화 가치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이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다.

원/달러 환율은 21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두달 뒤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뒤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 26일에는 엔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주간 거래가 전 거래일보다 25.2원 떨어진 1440.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날 오후 6시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가 올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는 내용의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 개선방안’을 심의·의결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환율은 1430원대 중반까지 더 떨어졌다.

기금위는 기금 규모 확대에 따른 외환 조달 부담과 외환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올해 해외주식 목표 비중은 애초 계획인 38.9%에서 37.2%로 낮췄다.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4.4%에서 14.9%로 확대했다. 외화 조달이 어려워져 해외 투자 비중을 1.7%포인트 줄이고 그만큼을 국내 주식(0.5%포인트)과 국내 채권(1.2%포인트)을 확대한 것이다. 아울러 기금위는 자산군 비중이 목표에서 벗어났을 때 허용범위 내에 있도록 조정하는 작업도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했다.

27일 새벽 2시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44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 서울외환시장 주간 종가 대비 21.9원 떨어지며 지난해 12월 24일(37.9원)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외환당국 한 고위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위 발표로 환율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한단계 정도는 꺾였을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메시지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서 영향이 상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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