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AI 학습에 이용 가능”…공공저작물 활용 범위 대폭 확대

부총리 주재 ‘제4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개최
공공저작물 ‘제0유형’ 신설로 전면 개방
저작권법 개정해 표시 의무화
9.9조 예산·GPU 1만 장 등 AX 원스톱 지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과학기술원, 정보통신기술분야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정부가 국가보유 데이터의 빗장을 전면 개방한다. 민간 기업이 법적 불확실성 없이 공공 저작물을 AI 학습에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 ‘글로벌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와 더불어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결집해 산업 전반의 AI 전환(AX)도 전방위로 지원한다.

정부는 28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주재로 ‘제4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개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저작물 AI 학습 활용 확대 방안, 정부 AX 원스톱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 AI 학습 위해 ‘제0유형’ 신설…공공저작물 전면 개방= 정부는 민간 기업들이 AI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겪는 저작권 분쟁과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공공저작물 AI 학습 활용 확대 방안’을 추진한다.

가장 눈에 띄는 조치는 ‘제0유형’ 신설이다. 출처 표시, 상업적 이용 금지, 변경 금지 등 기존 공공누리가 가졌던 모든 이용 조건 없이 AI 학습을 포함한 모든 목적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델이다. 데이터 활용에 따른 행정적 절차와 법적 제약을 없애 민간의 접근성을 극대화했다.

기존 제1~4유형에 덧붙이는 ‘AI유형’ 병기 방식도 도입된다. AI유형이 적용된 저작물은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가공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학습한 AI 모델의 상업적 활용도 허용된다. 제0유형이 조건 없는 전면 개방을 의미한다면, AI유형은 기존 저작권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AI 학습을 위한 통로를 예외적으로 열어준 조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 청사.[헤럴드DB]


다만 공공저작물을 활용해 제작한 AI 학습용 데이터 자체를 재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아울러 AI유형 적용 시에는 ▷원본과 유사한 산출물이 생성되지 않도록 하는 기술적 조치 ▷직접 인용 시 출처 명시를 위한 기술적 장치 등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민간 수요가 높은 공공저작물부터 우선 점검해 신규 유형 부착을 독려하고 단계적으로 전체 공공저작물로 개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부처는 오는 3월까지 주요 공공저작물 개방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예산 9.9조·GPU 1만 장 투입해 AX 가속…소비자 피해 구제 등 안전망도 강화= 정부는 올해 9조9000억 원 규모의 AI 생태계 육성 예산을 투입해 산업 전반의 AI 전환(AX) 가속화와 정보보안 안전망 강화에 나선다.

33개 부처·청·위원회가 전년 대비 5배 확대된 2조4000억 원의 예산을 통해 국방, 의료, 제조 등 전 분야 AX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특히 ‘국가 선도프로젝트’에는 정부가 확보한 B200 등 첨단 GPU 1만 장 중 일부를 우선 배분하고 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해 실행력을 높일 방침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과기정통부와 행안부의 전담 센터를 통해 인프라 및 기술 정보를 메뉴판 형태로 제공하는 등 부처 간 칸막이 없는 전주기 지원 체계도 본격 가동한다.

동시에 정부는 AI 확산에 따른 부작용을 관리하기 위한 ‘제2차 정보보호 종합대책’을 시행한다. 기존 개인정보 유출 중심의 체계를 넘어, 서비스 중단 등 실질적인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도 분쟁조정을 받을 수 있도록 2026년 중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한다. 또 이용자에게 손해배상 청구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통지하도록 의무화해 이용자 권익을 강화한다. 민간 보안 역량 제고를 위해 화이트해커를 통한 자율 취약점 개선 제도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능동적인 보안 체계 구축도 병행한다.

배경훈 부총리는 “AI 3강, 과학기술 5강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속도감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며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중심으로 부처 간 역량을 결집해 우리나라가 보유한 AI·반도체·제조 경쟁력을 하나로 모으고, 정책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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