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통령 “우린 같은 팀”…한국 등에 ‘핵심광물 무역블록’ 참여 촉구

“공급망 여전히 취약, 가격 예측 가능성 높여야”

中 희토류 수출통제 이후 동맹 중심 재편 가속

핵심광물 주도권 확보 위한 美 광폭 행보

JD 밴스 미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채널에 출연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핵심광물 공급망을 동맹 중심으로 재편하는 무역블록 구상을 공식화하고, 한국 등 우방국의 참여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국가 안보와 첨단 산업의 핵심 요소인 광물 공급을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구조를 바꾸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에서 “지난 1년간 우리 경제가 핵심광물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많은 이들이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핵심광물 무역블록’ 결성을 공식 선언했다.

이날 회의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호주, 인도, 일본 등 주요 우방국 외교장관들이 참석했다. 밴스 부통령은 “현재 핵심광물 관련 국제 시장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급망은 여전히 취약하고 극도로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격을 더 예측 가능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무역블록의 핵심 목표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다변화”를 제시했다. 그는 “실효성 있는 가격 하한선을 통해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받는 핵심광물 우대 무역 구역을 만들 것”이라며 “생산 단계별 기준가격을 설정해 현실 세계의 공정한 시장 가치를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기준가격은 조정 가능한 관세와 연동돼 가격 체계의 안정장치로 작동하게 된다는 구상이다.

그는 또 “우리는 모두 같은 팀이고,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젓고 있다”며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 간에 무역블록이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해 사실상 한국을 포함한 우방국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주문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핵심광물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기기뿐 아니라 인프라, 산업, 국가 방위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며 “안전하고 지속 가능하며, 모든 국가가 합리적인 가격에 접근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미중 무역 갈등 과정에서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광물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공급 충격을 직접 경험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미국은 호주 등 자원 부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자국 내 광산 개발과 비축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지난 2일 120억달러(약 17조원)를 투입해 핵심광물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민관 합동 프로젝트 ‘프로젝트 볼트’를 발표했다. 이 비축 물량은 향후 공급망 차질이 발생할 경우 자동차·전자제품 등 미국 제조업체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미국이 핵심광물을 둘러싼 글로벌 질서 재편에 본격 나서면서,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의 역할과 선택도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핵심광물 공급망을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이 통상·안보 이슈와 결합해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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