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법사위, ‘이재명 파기환송’ 주심 “반성·사퇴해야” 압박

박영재 법원행정처장 임명 후 첫 법사위 출석…반말·고성 끝 파행
국힘 “사법부 조롱은 독재국가…민주당 사법부 침탈 일상화” 반발
나경원 “범죄자 대통령” 발언에 추미애 “쇼츠 그만 찍어” 반말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여야는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법원이 지난해 대선 직전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결을 놓고 격렬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회의에는 해당 사건 상고심에서 주심을 맡았던 박영재 신임 법원행정처장이 처음으로 출석했다. 이를 계기로 더불어민주당과 범여권 의원들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의 정당성을 문제 삼으며 박 행정처장의 책임을 강하게 추궁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에 대해 국민 앞에 먼저 소명하고 사과하며 반성하는 말이 필요하다”며 “진정으로 사과한다면 사퇴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도 “8만 페이지에 달하는 기록을 모두 읽었느냐”며 “그 사건은 여러 측면에서 사상 초유의 판결, 이른바 ‘희대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어 “박 행정처장은 임명을 거절했어야 했다”고 압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를 ‘사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국민의 뜻’을 내세워 사법부를 조롱하고 압박하는 나라는 독재 국가”라며 “북한이나 베네수엘라에서나 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의 사법부 침탈이 일상이 됐다”고도 했다.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은 “이 대통령에 대한 유죄 취지 파기환송 사건은 종결된 사건이 아니라 엄연히 계류 중인 재판”이라며 “정치적인 비판은 할 수 있지만 진행 중인 재판과 수사의 내용에 대해 관여하려는 민주당의 의도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성 섞인 여야의 공방은 이날 오후 내내 이어지면서 회의는 결국 파행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이 대통령은 대법원에서 유죄를 받았는데 범죄자 대통령이라고 하는 게 틀렸느냐”고 쏘아붙이자, 추미애 위원장은 “틀렸다. 이미 경고한 만큼 발언권을 드리지 않겠다”며 나 의원의 발언을 제지했다.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이어 추 위원장은 나 의원을 향해 “쇼츠 찍기 위해 계속 ‘범죄자 대통령’이라고 하는 거야? 쇼츠 그만 찍어. 그래서 범죄자 대통령이라고 하는 거냐”고 말한 뒤 “나 의원은 대통령을 모욕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했다. 퇴장하기를 바란다. 국회 경위는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나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어디다 반말이야”라며 항의한 뒤 전원 퇴장했다.

결국 이날 법사위는 도돌이표 고성·항의 속에 전날 법안심사1소위를 통과한 민법 개정안을 포함한 46건의 법안을 한 건도 의결하지 못했다.

한편 민주당과 범여권 의원들은 이날 법사위 회의 초반에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해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를 위증 혐의로 고발하는 안건을 주도적으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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