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 구역·총 2만세대 규모 재개발 추진
초등 멘토링 등 교육 프로그램, 만족도 높아
공동체 회복으로 공생·상생의 도시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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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지난달 28일 헤럴드경제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세운4구역에 대한 세계유산영향평가는 과도한 규제”라고 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동네 곳곳부터 작은 지역 공동체가 만들어지면 그게 하나씩 모여 활기가 넘치는 도시가 될 겁니다. 종로에는 몇십년을 사신 토박이들이 많아 그게 가능합니다. 그게 바로 제가 원하는 ‘모두가 함께 잘사는 도시, 공존공영(共存共榮)’ 입니다.”
서울의 심장이라 불리는 종로는 많은 전통문화와 예술이 모여있어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이런 점이 오히려 종로의 개발을 막고 있는 장애물이기도 하다. 최근 세운4구역 개발부터 낡은 주거 환경까지 종로는 문화 보호라는 이유로 다른 지역에 비해 과도한 규제에 처해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많은 주민이 종로를 떠나면서 지난달 현재 구의 인구는 14만명선이 붕괴된 상태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종로구청 임시청사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통해 동네마다 지역 공동체를 만들어 다시 활기가 넘치도록 해 살고 싶은 종로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민선8기 동안 추진한 사업 중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가장 보람찼던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종로 굿라이프 챌린지’다. 현재 종로구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2.4%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황이다. 현장에서 만난 어르신들께는 경제적 지원 못지않게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라는 정서적 문제가 더 절실했다. 그래서 홀로 적적한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서로 친구를 만들고, 다시 가슴 설레는 일상을 되찾으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제안한 것이 바로 이 행사였다. 행사를 거듭할수록 현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올해부터는 참여 대상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연 2회 정례 운영을 통해 더 많은 어르신께 ‘굿 라이프’를 선물해 드릴 계획이다.
-반면 ‘아쉽다’ ‘부족했다’고 느끼는 사업은.
▶가장 아쉬운 지점은 인구 감소로 인한 ‘교육 현장의 위기’다. 노후화된 주거 환경 탓에 젊은 세대가 떠나고 그 결과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을 지켜보며 무거운 책임을 느꼈다. 주거 정비가 완료되면 인구는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 보지만 그 변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종로가 가진 ‘100년 역사의 명문 교육 자산’을 활용해 지금 당장 교육 경쟁력을 끌어올려 아이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다짐했다. 그 첫 번째가 서울과학고 영재교육원과 협약이다. 올해부터 종로구 중학생에게 영재교육원 특별 선발 기회를 제공하고 초등학생 1대1 멘토링, 수학·과학 캠프 같은 특화프로그램을 본격 추진한다. 이미 시범 운영 만족도가 98.7%에 달할 만큼 학부모 반응이 뜨겁다. 인구 감소라는 아쉬움에서 시작한 고민이 이제는 종로만의 차별화된 교육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교육과 보육 인프라가 탄탄해야 주민들이 종로에 머문다는 확신으로 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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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신골목시장을 방문한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 [종로구 제공] |
-종로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어떤 일을 해왔나.
▶지난 시간은 종로 전반에 중첩돼 온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 ‘주민의 당연한 정주권’과 ‘도시의 품격’을 동시에 되찾아오는 치열한 과정이었다. 종로 건축물의 70%가 노후화돼 있음에도 각종 규제에 묶여 주거 정비는 수십 년간 사실상 멈춰 있었다. 주민들은 오랫동안 생활 불편은 물론이고 재산권 제약까지 감내해야 했다. 이 불합리를 바로잡는 것이 행정의 최우선 과제라 판단하고 서울시와 지속해서 협의했다. 그 결과 구기·평창동, 경복궁 주변의 고도 제한이 완화되고 자연경관지구 건축규제도 일부 해소되면서 주민들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재건축·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러한 여건을 바탕으로 30개 구역, 총 1만9479세대 규모의 재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오랜 세월 기다려 온 주민들에게 더 이상의 기다림은 없어야 한다. 앞으로도 ‘소외되는 주민 없이, 주민에게 이익이 되는 개발’이라는 원칙을 지켜 균형 잡힌 정비를 신속히 추진 하겠다.
-종묘 주변 세운지구 개발을 놓고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대립하고 있다. 종로구의 입장은.
▶세운4구역 정비계획은 무조건 높게 짓겠다는 것이 아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종묘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역사문화경관의 녹지축을 조성하고, 종묘와 조화를 이루는 도시 스카이라인을 구현하는 데 있다. 이는 종묘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고 단절된 도시 기능을 회복시키는 합리적인 대안이다. 그럼에도 국가유산청이 명확한 기준이나 적용 범위 없이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은 문화유산 보호라는 명분 아래, 주민의 삶과 도시의 정상적인 기능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규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특히 내년에 ‘한양도성’까지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종로 전역이 중첩 규제에 묶일 가능성이 크다. 그 부담과 피해는 수십 년간 열악한 주거 환경을 견뎌 온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그렇기에 이번 시행령 개정안과 HIA 확대 적용 문제는 반드시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 문화유산 보존과 주민의 삶, 도시의 기능이 균형을 이루는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기준부터 다시 마련해야 한다.
-신년인사회에서 더 활력 넘치는 살아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앞으로 ‘주민의 일상이 실제로 달라지는 종로’를 체감하게 될 거다. 낡은 주거 환경 정비에 속도를 내고 교육 환경을 개선해 젊은 세대들이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종로를 만들겠다. 어르신에게는 정든 내 동네에서 소외되지 않고 품위 있는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지원을 촘촘히 할 계획이다. 특히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화는 ‘공동체의 회복’이다. 그간 다소 느슨해졌던 이웃 간의 따뜻한 정과 공동체가 다시금 활기차게 살아날 수 있도록 공생과 상생의 ‘생생’ 공동체에 방점을 두고 행정을 펼쳐갈 계획이다. 그래서 주민 여러분 입에서 ‘종로가 정말 좋아졌다’ ‘종로에 사는 게 자랑스럽다’는 말씀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잘사는 도시, 공존공영의 비전을 반드시 완성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