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주문 배송 허용 유통법 개정
의무휴업 규제 여전…반쪽짜리 우려
![]() |
당·정·청이 14년 만에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하기로 합의하면서 유통업계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대형마트에 대한 역차별로 꼽히던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 쿠팡이 독주하던 경쟁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8일 오후 고위 협의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대형마트에 대해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현행 규정에 예외를 둬, 이 시간대 온라인 주문 배송을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는 전통시장 보호를 명분으로 2012년 도입됐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형마트에서 이탈한 수요가 365일 24시간 영업이 가능한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로만 쏠리면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이커머스 집중 현상은 더 고착화됐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26개 유통업체 가운데 온라인 부문의 비중은 역대 최고인 59.0%까지 늘어난 반면, 대형마트는 9.8%로 추락하며 사상 처음 10%를 밑돌았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추세를 보면, 온라인은 연평균 10.1% 증가한 반면 대형마트는 매출이 4.2% 감소했다. SSM(기업형슈퍼마켓)도 1.0% 성장에 그쳤다.
전통시장이 반사이익을 본 것도 아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전통시장 등록 개수는 규제 도입 직후인 2013년 1502개에서 2023년 1393개로 감소했다. 또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 인식조사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전통시장을 이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11.5%에 불과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온라인 배송 허용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전국에 촘촘히 분포된 점포망을 새벽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비용도 많지 않다. 또 쿠팡은 물류센터가 도심 외곽에서 떨어져 있고, 일부 지역은 아직 신선식품 새벽배송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당·정·청이 추진하는 법 개정안이 온라인 배송만 허용한다는 점에서 ‘반쪽짜리’ 규제 완화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월 2회 의무 휴업 규제나 심야 오프라인 영업 제한은 유통법 일몰 시한이 연장되며 2029년까지 유지된다.
이광림 대한체인스토어협회 상무는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의무 휴업, 영업시간 규제 등 근본적인 규제 개선에 대한 논의가 배제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