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 ‘북미 관세 전쟁’…남자도 여자도 결승은 결국 미국 vs 캐나다?[2026 동계올림픽]

여자부 결승 이어 남자부도 재격돌 가능성
NHL 스타 총출동…난투극·야유까지
스포츠 넘어 국가 자존심 싸움으로 번진 하키

 

19일(현지 시각)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미국이 캐나다를 이기고 우승하며 기뻐하는 모습. [개티이미지]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아이스하키는 단순한 금메달 경쟁을 넘어 미국과 캐나다의 국가적 자존심 대결로 번지고 있다. 여자부 결승에서 이미 맞붙은 두 나라가 남자부에서도 나란히 준결승에 올라 또 한 번의 ‘북미 더비’ 가능성을 키우면서다.

양국의 갈등은 스포츠 밖에서도 뜨겁다. 지난해 2월 NHL 스타들이 총출동한 4개국 페이스오프 대회에서 캐나다 몬트리올 관중들은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거센 야유를 퍼부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조롱하고 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양국 관계가 냉각된 상황이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는 더욱 과열됐다. 퍽이 떨어진 뒤 9초 동안 세 차례 난투극이 벌어지며 아이스하키가 아닌 격투기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미국이 3-1로 승리했지만 닷새 뒤 보스턴에서 열린 결승에서는 캐나다가 설욕하며 우승했다.

미국의 메건 켈러가 금메달을 확정짓는 결승골을 넣은 뒤 기뻐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이처럼 정치적 긴장까지 겹치면서 두 나라의 맞대결은 ‘관세 더비’ 또는 ‘관세 전쟁’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미국의 공격수 매튜 트카척은 올림픽을 앞두고 “4개국 대회는 훌륭한 애피타이저였고 이제 메인 코스가 시작된다”며 “훨씬 더 격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자부에서는 이미 ‘전투’가 현실이 됐다. 미국과 캐나다는 20일 결승에서 격돌했고 미국이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하며 8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캐나다 주장 마리필리프 풀랭이 “전투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그대로 육탄전에 가까운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두 나라는 여자 아이스하키가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1998년 나가노 대회 이후 한 번도 빠짐없이 결승에서 만났다. 이번 우승으로 미국은 통산 3번째 금메달을 차지했고, 캐나다는 5회 우승 기록을 유지했다.

미국과 캐나다 선수가 공을 두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모습. [게티이미지]

남자부에서도 긴장감은 최고조다. 미국은 슬로바키아, 캐나다는 핀란드와 각각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두 팀이 모두 승리하면 22일 결승에서 운명의 재대결이 성사된다.

이번 대회 남자 아이스하키는 특히 의미가 크다. NHL 현역 선수들이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에 복귀해 역대 최강 전력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는 리그 불참,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참가가 무산됐다.

코너 맥데이비드(캐나다)·오스턴 매슈스(미국) 등 세계 최고의 스타들도 이번이 첫 올림픽 출전이다. 캐나다는 체코와의 8강전에서 연장 끝에 4-3으로 승리했고 미국 역시 스웨덴을 연장 접전 끝에 2-1로 꺾으며 준결승에 올랐다.

여자부에서 먼저 승리한 미국과 남자부에서 설욕을 노리는 캐나다. 스포츠를 넘어 정치·경제적 긴장까지 얽힌 두 나라의 충돌은 이번 올림픽의 가장 뜨거운 이야기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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