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일렉, 배전반·ESS로 美공략 전선확대

김영기 사장, 美배전반 회사들과 MOU
빅테크 연계 배전기기 수주 확대 전망
신사업 BESS도 속도, 현지 신뢰 구축


HD현대일렉트릭이 북미 전력기기 시장 호황 덕에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 가운데, 전력기기 외에 배전반 및 신사업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수주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일환으로 최근 김영기 HD현대일렉트릭 사장은 미국 현장 경영 또한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20일 HD현대일렉트릭에 따르면 김영기 사장은 최근 미국 출장을 통해 미 최대 송배전 전시회인 ‘디스트리뷰테크 2026’에 다녀온 것은 물론, 현지 배전사업 강화를 위해 미국 제조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다졌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현지 배전반 전문 제조사인 세이버(SABRE Ltd.), 골든 앤빌(Golden Anvil), EPEC 등과 각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들 업체와는 진공차단기(VCB), 기중차단기(ACB) 등 북미 진출에 필수인 UL 인증을 받은 중·저압 차단기 공급, 계통 통합을 위한 엔지니어링 및 기술 데이터 지원 등을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용 진공차단기 공급 논의를 시작으로 북미 전역으로 협력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주요 패널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북미 배전 생태계 내 영향력을 넓히고, 고품질 배전 설루션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배전반도 ‘빅테크’ 시너지 기대=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북미 시장 매출 1조6149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2년 연속 북미에서 연 매출 1조원을 넘겼다. 특히 지난해 대규모 공급계약이 다수 이어지며 연간 수주액은 전년(17억6600만달러) 대비 23%가량 늘어난 21억7800만달러를 기록했다. 북미시장 매출·수주 호조는 전력기기 납품 증가가 견인했지만, 최근 배전기기 부문에서 공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서며 매출 기반도 확대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배전기기가 미국향 변압기에 비해서는 수익성이 낮지만, 시장 상황으로 인해 상당한 수익률을 확보하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빅테크 기업과 배전기기와 초고압 전력기기를 연계해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상당한 수준의 수주와 매출이 예상된다”며 “2029년, 2030년까지도 합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충북 청주 배전캠퍼스 투자 결정 당시 늘어날 시장 물량을 고려했는데, 기존 고객에 더불어 신규 고객의 물량까지 더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북미 ESS도 속도…신뢰로 접근=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시장에서 신사업인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BESS)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 HD현대일렉트릭은 본격적인 BESS 사업을 위해 지난해 4월 텍사스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이어 같은해 9월에는 총 1400억원 규모의 미국 텍사스 ‘루틸 BESS 프로젝트’에 대한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체결했다. 텍사스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전력 수급 변동성 등으로 인해 ESS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 ESS 사업 개발은 부지 선정부터 인허가, 파트너 선정, 금융구조 설계, 건설 등 모든 과정을 아울러야 하며, 특히 미국에서는 주(州)마다 상이한 정책과 규제를 모니터링하는 게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현지 사업에 대한 기반을 다진 것은 물론, 프로젝트 기간이 보통 1~2년 이상 걸리는 만큼 현지 파트너와의 신뢰 구축에도 공들이고 있다. 앞서 HD현대일렉트릭은 한국 기업과의 협업 경험이 없던 미국 측 파트너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기술과 제품을 소개한 것은 물론, 함께 삼계탕을 먹는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만들어 관계를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해온 ESS 사업에서 글로벌 드라이브를 본격 걸었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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