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상법 이어 사법개혁안 강행…당내 갈등 노출도

본회의 직전 수정안…與법사위 강력 반발
“고소·고발 남발할 것” 법조계·학계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3차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주도하면서 이재명 정부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상법 개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민주당은 야권과 시민사회, 법조계의 우려가 컸던 법왜곡죄(형법 개정안)를 본회의 상정 직전 수정하면서 당 내부의 갈등을 노출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26일 법왜곡죄 도입과 간첩법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의사 진행 방해를 위한 합법적 무제한 토론)를 종결하고 처리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전날 법왜곡죄 본회의 상정 과정에서 당 안팎의 위헌 논란을 수용해 수정안을 도출했다. 처벌 대상을 형사사건의 판사와 검사로 국한해 민사 및 행정사건을 제외했다. 또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적용한다’는 조항을 구체화하고 ‘합리적 범위 내에서 이뤄진 재량적 판단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달아 불확실성을 줄였다.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는 경우’라는 문구를 삭제해 하급심 판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줄이려 했다.

법안이 급히 수정되면서 원안을 고수하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법사위원과 다른 의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론을 강행했다”며 “법왜곡죄가 수정되고 당론으로 가는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와 원내대표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의총에서 대부분 의원들은 법왜곡죄 수정안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법왜곡죄 자체로 판·검사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효과가 있는 만큼 위헌 부담을 낮춘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청래 대표가 법사위원들에게 사과한 데다, 일부 판사 출신 의원들이 수정안에 동의하면서 당론 채택에 힘이 실렸다고 한다. 여기에 수정안 내용을 공유하고 당론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한병도 원내대표가 두 차례 거수투표를 진행하면서 쐐기를 박았다고 한다.

법왜곡죄가 일부 수정됐으나 여전히 법조계의 우려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전국 각급 법원장들은 전날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가진 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법왜곡죄 수정안을 고려하더라도 범죄 구성요건이 추상적이어서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고 처벌조항으로 인하여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심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이는 재판의 신속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형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어서 대법원판결을 헌법소원 대상으로 해 이른바 ‘4심제’로 비판받는 재판소원 도입(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안)을 차례로 상정해 사법개혁 3법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전날 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은 신규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단 임직원 보상을 위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으로 활용하거나 우리사주매수선택권 부여, 신기술 도입 및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에 해당하면 의무 소각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기주식을 취득 시점으로부터 1년 내 소각하지 않으면 이사 개인에게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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