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은 즉흥적 대응 아닌 치밀하게 계획한 행위”
“윤석열 연령을 양형사유로 참작한 것은 명백한 잘못”
“사형·무기징역형에서 고령은 양형요소로 고려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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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석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에 대해 항소를 제기한 내란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은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의 잘못을 바로잡고,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27일 밝혔다.
내란특검팀은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 등 피고인들의 내란 우두머리 등 사건에 대해 특별검사는 19일 선고된 원심 판결에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해 원심 판결 전부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며 항소 취지를 밝혔다.
내란특검팀은 1심 판결에 대해 “이 사건 비상계엄은 당시 정치 상황에 대한 즉흥적 대응이 아니라 장기간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적 행위이고, 원상회복의 기한을 정하지 않은 권력의 독점·유지 목적이 증명됨에도 이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원심이 내란죄의 성립요건인 ‘국헌문란 목적’의 판단 범위를 매우 협소하게 설정해 판단했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 ‘5·18 내란 사건’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 배치되는 법리를 적용해 사실 판단을 그르쳤다”고 했다.
아울러 “유죄로 판단한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양형 판단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중대한 위법이 존재한다”고도 강조했다.
내란특검팀은 12·3 비상계엄에 대해 “우발적 조치가 아니라 2023년 10월 이전부터 기획하며 장기간 준비된 것으로서, 그 원상회복의 기한을 정하지 않은 권력의 독점·유지를 위한 것”이라며 “시골 모친의 집에 은밀하게 보관하던 중 압수된 피고인 노상원의 수첩 메모에는 이 사건 비상계엄 및 그 후속 조치와 관련된 단계적 내용이 다수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당시 부장 지귀연)는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를 결심한 시점을 선포 당일로부터 이틀 전인 2024년 12월 1일로 판단했다.
내란특검팀은 노상원 수첩에 적힌 메모가 2023년 10월에 있었던 군 사령관 인사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보고, 이를 근거로 윤 전 대통령이 1년 이상 비상계엄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는데, 재판부는 수첩의 증거능력을 배척했다. 증거능력은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자격을 의미하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노상원 수첩에는 주요 정치인 등의 이름이 ‘수거 대상’으로 나열돼 적혀 있고, ‘헌법 개정’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재판부는 “검사가 증거로 제출한 이른바 노상원 수첩 등은 그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들은 실제 이루어진 사실과 불일치하는 부분도 있으며, 특히 그 모양·형상·필기 형태·내용 등이 조악한데다가 보관하고 있던 장소 및 보관 방법 등에 비춰 보더라도 중요한 사항이 담겨있던 수첩이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내란특검팀은 “수첩의 존재 및 그 내용 자체로 ‘민간인 노상원이 2023년 10월경 이전 어느 시점부터 늦어도 2023년 12월경까지 사이에 비상계엄 초기 구상 내지 기획을 했고, 그 초기 단계에서의 기획·구상 내용 등을 직접 수첩에 기재해 두었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된다”며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같은 피고인 노상원 수첩의 작성 시기 및 그에 의해 입증되는 증명력 내지 증거가치를 간과한 채, ‘피고인 노상원의 수첩이 작성된 시기를 알 수 없다’는 논리칙과 경험칙에 반하는 결론에 이른 잘못이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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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영상] |
내란특검팀은 또한 “원심은 피고인들의 국헌문란 목적의 내용을 오로지 ‘강압에 의한 국회 제압 목적’으로만 지나치게 한정해 판단함으로써 특검이 주장한 나머지 국헌문란의 목적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거나, 이른바 ‘5·18 내란 사건 등에서 정립된 비상계엄 선포행위의 내란죄 성립 여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원심은 피고인들의 죄책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벼운 형을 선고했다”며 “원심은 내란죄를 저지른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을 정함에 있어 그 중요성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반 형사범죄처럼 기계적으로 양형요소를 고려한 잘못이 크다”고 비판했다.
특히 “피고인 윤석열은 이 사건을 직접 지휘·지시한 우두머리이고, 피고인 김용현은 총괄기획자로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 자이며, 피고인 노상원은 민간인 신분으로서 이 사건 비상계엄 및 내란을 준비 초기부터 기획한 자”라며 “원심은 이러한 피고인들의 지위와 역할·가담의 정도 등을 정당하게 평가하지 않고 피고인들의 죄책에 비하여 형을 가볍게 선고했다”고 했다.
내란특검팀은 “원심은 피고인 윤석열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 의결 이후에는 수방사령관에게 실탄 사용을 허용하는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도 이를 불리한 양형 사유로 반영하지 않았다”며 “뿐만 아니라 원심은 피고인 윤석열의 실탄 사용을 허용하는 지시를 한 사실을 인정함과 동시에, 피고인 윤석열이 군인들에게 물리력 사용을 자제하도록 지시하였다는 모순된 사실인정을 하면서 오히려 부당하게 이를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했다”고도 했다.
또한 “통상 형사재판에서 연령(고령)은 유기징역형을 선고할 경우 선고할 유기징역형과 피고인의 여명 연수를 비교하여 실효적인 유기징역형을 산정하기 위해 고려되는 것이지, 단순히 범행 당시 피고인이 고령이었다는 사정은 유리한 양형요소로 고려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 윤석열에게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면서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에서 고려할 이유가 없는 연령을 유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했는데 이는 명백한 잘못”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내란특검팀은 “특검은 항소심에서 피고인 노상원 수첩 외에도 비상계엄 준비 시기 내지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상당한 추가 증거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공소유지 활동을 해 피고인들에게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