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안된다” 하메네이 유언 논란…이란 후계 구도 ‘안갯속’

차남 모즈타바 유력설 속 유언 논란
이스라엘 방송 “군부가 최종 결정권 쥐어”
모사드 추정 계정 “유언장 불태웠나” 도발

미국의 폭격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잃은 이란에서 그의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후계자 선출이 지연되는 가운데, 그의 유언이 변수로 떠올랐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만 하메네이가 생전에 “아들을 후계자로 세우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권력 승계 구도가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 해외정보기관 모사드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엑스(X·옛 트위터) 페르시아어 계정은 8일(현지시간) 알리 하메네이와 그의 차남 모즈타바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올리며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왜 아버지의 유언장을 불태웠나”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이 게시물 이후 이란 매체들은 최고지도자 선출이 이미 이뤄졌으며 곧 발표될 것이라는 보도를 잇달아 내놓았다. 메흐르통신과 ISNA통신은 전문가회의가 후임 지도자를 선출했으며 공식 발표만 남겨둔 상태라고 전했다.

하메네이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후 이란 헌법기구인 전문가회의는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을 위한 논의를 이어왔다. 전문가회의가 최종 결정을 내리면 후임 지도자가 공식 확정된다.

전문가회의 내부에서는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가 후계자로 결정됐음을 시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전문가회의 위원 호세인알리 에슈케바리는 “하메네이라는 이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 모흐센 헤이다리는 “큰 사탄(미국)이 대표자들에 의해 선택된 이의 이름을 이미 언급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헤이다리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모즈타바를 이란 최고지도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정보기관 내에서 영향력이 큰 막후 실세로 알려져 있으며, 오랫동안 후계자 후보로 거론돼 왔다.

다만 전문가회의는 밤늦도록 공식 발표를 미루며 결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N12 방송은 “하메네이가 생전에 ‘아들을 후계자로 임명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긴 사실이 확인되면서 후계자 확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유언 문제로 인해 최종 결정권이 사실상 군부로 넘어갔다는 분석도 제기했다. 특히 이란군의 군사작전을 통합 지휘하는 하탐알안비야 사령부의 알리 압둘라히 알리아바디 사령관이 최근 상부 지휘부 사망 이후 작전권을 장악하고 정치권과 긴장 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도 전문가회의 내부에서 “하메네이는 생전에 아들의 지도력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지도자 세습 논의를 허용하지 않았다”는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페르시아어 성명을 통해 “폭군 하메네이가 제거된 뒤 이란이 새 지도자를 선출하려 하고 있다”며 “40년 만에 처음 소집되는 전문가회의가 곧 곰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또 “후계자는 물론 그를 지명하려는 누구라도 계속 추적할 것”이라며 “후계자 선출 과정에 참여하는 인물들도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이 전문가회의 개최 장소로 지목한 이란 중부 도시 곰에서는 이날 저녁 수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이 전했다. 곰은 시아파 이슬람 신학 중심지로 알려진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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