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 겨냥 장기전 위험성 제기
전문가 “군사력과 정치 목표 불일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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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EPA]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군사 작전을 정당화하는 방식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메시지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공격을 전쟁이 아닌 ‘작전’으로 표현하고, 정권 교체를 암시하는 모호한 목표를 제시하는 점 등이 닮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의 전쟁 메시지를 비교하며 이 같은 공통점이 모호하고 장기화될 수 있는 전쟁의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최근 “미국이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휘 아래 이 전쟁을 끝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우리는 전쟁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한 발언과 유사한 논리다.
양측은 군사 행동을 ‘전쟁’으로 규정하는 것도 피하고 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최근 이란 공격이 전쟁인지 묻는 질문에 “작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 군사 작전’으로 규정해 왔다. 러시아 국가두마의 뱌체슬라프 볼로딘 의장은 전쟁 초기 “이것은 특별 군사 작전이며 전면전이라면 이미 끝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쟁 목표 역시 점차 변화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그들을 제대로 공격하기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군사 작전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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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 있는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게티이미지] |
푸틴 대통령도 2022년 여름 “우리는 아직 본격적인 전투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두 지도자 모두 상대국 군과 시민에게 무장을 내려놓거나 정권을 바꾸라고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놓았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지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군인들에게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경고하며 이란 국민들에게 정부를 전복할 기회를 잡으라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 역시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저항을 멈추고 권력을 장악하라고 촉구했었다.
다만 군사적 상황에는 큰 차이가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장기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정밀 공습 중심의 공중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정치적 목표가 불명확할 경우 군사적 우위가 장기적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군사 분석가 마이클 코프먼은 “군사 수단과 정치적 목표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며 “초기 가정이 틀릴 경우 전략을 수정해야 하고 2차·3차 파급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역시 초기에는 단기간 승리가 예상됐지만 전쟁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약 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 전 외무장관 드미트로 쿨레바도 최근 “또다시 단기 전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워싱턴이 결국 목표를 축소하고 정권 교체를 포기한 뒤 더 작은 성과를 승리로 포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스웨스턴대 국제학 객원교수 마리아 립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미지의 영역에 들어섰다”며 “미국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큰 불안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