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직 KDI 원장 “경기부양용 재정정책 신중해야…중동 변수 영향 가늠 어려워”

장기성장률 0%대 진입…2030년 -0.1% 전망
총수요 부양책 “가계부채·아파트값 급등 부작용”
아이디어 등록제·세제 인센티브로 혁신성장 제안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임 원장은 10일 경기 부양만을 위한 재정정책에는 신중해야 한다면서도 중동 사태로 취약계층 부담이 커질 경우 재정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중동 사태가 성장률 등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원장은 이날 KDI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경제의 장기성장률이 지난 30년간 5년마다 1%포인트(p)씩 하락해 현재 0%대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김세직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임 원장이 10일 KDI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KDI 제공]


김 원장은 한국 경제의 장기성장률이 2025년 0.9%로 0%대에 진입했으며,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에는 -0.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그는 장기성장률 하락을 막는 것을 새 정부의 최대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5년 1% 하락의 법칙을 저지해 장기성장률 하락 추세를 반전시켜야 한다”면서 “예컨대 5년 1%포인트 상승을 목표로 국가적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그동안 정권마다 건설경기 부양, 저금리, 대출 규제 완화 등 ‘총수요 부양책’을 시행했지만 장기성장률 하락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가계부채 증가와 아파트 가격 급등 등 부작용을 낳으며 ‘가짜 성장’에 그쳤다는 평가다.

이어 ‘진짜 성장’을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혁신의 원동력이 되는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아이디어 재산권 보호를 위한 전 국민 아이디어 등록제와 조세·보조금 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김 원장은 최근 논의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금융이나 금리를 통한 총수요 부양 정책은 더 조심할 필요가 있고 경기 부양만을 위한 재정정책 역시 최대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재정정책이 필요할 수는 있다”며 “취약계층, 자영업자·소상공인 어려움이 가중될 때 진통 완화적인 의미에서 예산을 쓰는 건 타당하다”고 했다.

중동사태 변수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최근 불거진 대외불확실성이 올해 연간 성장률에 어느 정도 영향 미칠지는 아직 누구도 가늠하기 어렵다”며 “전쟁이 얼마나 확산하고 장기화할지 등에 의해 결정될 텐데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와중에 경제 충격이 확대돼서 취약계층과 민생 부담 늘어난다면 재정이 일정 부분 역할 하는 것은 의미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유가가 오르고 환율이 오르면 물가가 걱정되고 그에 따라 성장률도 걱정되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론 지금 누구도 가늠하기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KDI도 유가 변화에 따른 거시경제적 영향 분석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