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벽·안경록 등 만세 운동 주도
미 감리회, 근대 의료·교육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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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양양군 만세고개에 있는 ‘양양 만세운동 기념비’. [한국교회총연합] |
[헤럴드경제(춘천·고성·양양·강릉·원주)=김현경 기자] 1919년 4월 4일. 양양 읍내 장날을 기해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서울보다 한 달 늦게 시작된 양양 만세운동에는 일주일간 1만5000명 이상이 참가했고, 10여 명이 사망했다. 강원도 양양군 만세고개에 있는 ‘양양 만세운동 기념비’에는 목숨을 걸고 나라의 독립을 외치던 사람들의 자취가 남아 있다.
같은 한반도지만 험준한 산과 골짜기 너머에 있어 소외된 땅으로 여겨졌던 강원도. 외부의 소식도, 발길도 드물었던 강원도는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뒤늦게 영동 지역을 찾은 내한 선교사와 한국 권서인(勸書人·성경을 나눠주거나 판매하던 전도인)의 주도로 알려진 개신교는 항일 운동은 물론, 이 땅의 의료와 교육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9∼10일 강원도 춘천, 고성, 양양, 강릉, 원주 등에서 ‘근대 기독교 문화유산 탐방’을 진행, 이 지역 초기 선교사들의 행적을 따라갔다.
김정석 한교총 대표회장은 “강원 지역은 감리교회를 중심으로 비교적 늦은 시기에 복음이 전해졌지만, 지역 교회들은 교육, 의료, 농촌 계몽과 지역 사회 섬김을 통해 묵묵히 신앙의 토대를 세웠다”며 “초기 교회 공동체의 헌신과 선교사들의 사역은 지역사회 발전과 맞닿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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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석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이 9일 ‘화진포 셔우드 홀 문화공간’에서 선교사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 |
양양 만세운동에서는 유관순 열사의 올케인 조화벽(1895∼1975)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개성 호수돈여학교에서 만세운동을 하다 휴교령 후 고향으로 내려온 그는 숨겨온 독립선언서를 교회 청년 지도자들에게 전달하고 함께 만세운동을 벌였다.
강릉에서는 안경록(1882∼1945) 강릉중앙교회 담임목사가 만세운동의 횃불을 당겼다. 1911년 조선총독부가 데라우치 총독 암살 모의로 날조해 신민회 회원 105명을 체포한 ‘105인 사건’으로 3년간 옥고를 치렀음에도 일제의 폭압에 다시 일어난 그는 태극기를 제작해 교인들과 함께 장터에서 만세를 외쳤다.
외국인 선교사들은 의료 선교에 힘썼다. 고성 화진포 암벽 위에는 1948~1950년 김일성 가족이 휴양지로 사용해 ‘김일성 별장’으로 불린 ‘화진포의 성’이 있다. 이 건물은 사실 캐나다 출신 미국 감리회 선교사 셔우드 홀(1893∼1991)이 의뢰해 건축한 선교사 휴양 시설이었다.
그는 아버지 윌리엄 제임스 홀과 어머니 로제타 셔우드 홀 선교사의 뒤를 이어 한국을 위해 헌신했다. 결핵 퇴치를 위해 1928년 국내 최초 근대 결핵 요양원인 해주구세요양원을 설립하고, ‘크리스마스실’을 도입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화진포 셔우드 홀 문화공간’에선 “나의 청진기로 조선 사람들의 심장을 진찰할 때면 내 심장도 조선과 함께 뛴다”고 했던 그의 삶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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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연세의료원 의료사료관’. [한국교회총연합] |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안에 있는 모리스(1869∼1927) 선교사 사택은 1913년 설립된 서미감병원이 현재 강원 영서 지역 유일의 상급 종합병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전시한 의료사료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1918년 건립된 이 건물은 2017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현재 춘천미술관은 1908년 미 남감리회 선교사가 춘천에 설립한 예수교병원이 있던 자리다. 한때는 강원도에 남은 가장 오래된 교회인 춘천중앙교회 예배당으로 쓰이기도 했다.
교회사 박사인 홍승표 아펜젤러인우교회 담임목사는 “강원도는 선교사들도 접근하기 힘든 가장 마지막 지역이었다. 의료 선교나 근대적 수혜도 늦었다”며 “선교사들과 전도인들은 소외된 곳에서 신앙에 따라 새로운 나라에 대한 열망과 비전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