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금지·부실기업 퇴출 강화

李 대통령 ‘자본시장 간담회’ 주재
혁신기업 성장단계별 자금조달 강화
기업성장펀드 등 장기투자 상품 확대
유가 급등에도 코스피 5800 재돌파


정부가 중복상장 금지와 부실기업 시장 퇴출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 개혁 방안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하는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주재한다. 이에 따라 엄격 심사를 통한 중복상장 원친적 금지가 추진되고, ‘다산다사(多産多死)’ 정책에 따라 잠재력 있는 기업 상장은 늘리되 상장폐지 요건도 대폭 확대해 부실기업의 시장 퇴출을 강화한다.

기업성장펀드(BDC) 도입, 종합투자계좌(IMA) 등 장기투자를 유도하고 투자 선택 폭을 넓히는 상품도 확대할 방침이다. ▶관련기사 18면

이 대통령은 18일 오후 2시 청와대 본관에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를 주재한다. 이번 간담회는 ‘위기에 강한, 국민이 믿는 자본시장’을 슬로건으로 열리며 민간과 정부, 청와대를 포함해 총 47명이 참석한다.

정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과제로 ▷부실기업 시장퇴출 본격화 ▷엄격한 심사를 통한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혁신기업의 성장단계별 자금지원을 위한 코넥스·코스닥 활성화 ▷장기투자 및 국민 체감형 금융상품 확대 등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시장 안정 대응에 집중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구조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는 정부가 한국거래소 등과 함께 올해 초부터 전략적으로 추진해 온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 중복상장 비율은 20%대로, 일본(3~4%), 미국(1%) 등에 비해서도 크게 높다. 중복상장이 모회사 가치 훼손과 소수주주 권익 침해 논란으로 이어진다는 게 정부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 계열 자회사 상장을 제한하는 방식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실기업 퇴출은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인 사안이다. 금융위원회와 거래소는 지난 2월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 상장폐지 기준 강화와 심사 절차 정비에 착수했다. 현재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중심으로 후속 조치가 진행되고 있으며, 실질심사 기능 확대와 개선기간 단축 등 부실기업 선별 작업이 강화되고 있다.

상장폐지 요건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 오는 7월부터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이 도입되고, 시가총액 기준도 200억원으로 상향된다. 이후 추가적으로 300억원까지 기준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 대상 기업이 약 150개 내외, 최대 200여 개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도 이와 맞닿아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코스닥 시장에서 1353개 기업이 상장된 반면 퇴출은 415개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가총액은 8.6배 증가했지만 지수 상승률은 1.6배 수준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기존의 ‘다산소사(多産少死)’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번 상장폐지 강화 역시 ‘다산소사’를 ‘다산다사’로 구조적 변화를 꾀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코넥스·코스닥 활성화는 기업성장펀드(BDC) 도입을 위한 제도 정비 등 혁신기업의 성장 단계별 자금조달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BDC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개인 투자자도 벤처·비상장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기업 자금지원이나 코넥스·코스닥 활성화가 모두 BDC와 연관돼 있다”며 “BDC가 코스닥 상장을 기반으로 개인 자금이 벤처로 유입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장기투자 및 국민 체감형 금융상품 확대도 추진된다. 종합투자계좌(IMA) 등 장기투자형 금융상품과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 허용 등 투자자 선택 폭을 늘리는 신상품 개발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 이후 업계에서도 한층 신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며 “IMA를 포함해 장기 투자용 신상품이 속도감 있게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이날 코스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 강세에 힘입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26.62포인트(2.24%) 오른 5767.10으로 출발해 5800선을 넘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유진·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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