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하청노조 ‘이주노동자 처우’ 단체교섭 올린다 [H-EXCLUSIVE]

현대重, 노조 교섭 요구사실 공고
정부는 내국인 고용 장려 주문
노조는 외국인 처우개선 요구
노사갈등 내·외국인 문제로 확대
현대重 “사용자 지위 인정시 교섭”




조선업계가 ‘슈퍼 사이클’의 훈풍을 맞고 있지만, 이면에서는 외국인 인력 증가에 따른 새로운 노사 갈등의 파고가 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공식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에 따라 국내 조선사의 사내 하청노동조합 측은 원청 기업을 상대로 한 첫 단체교섭의 핵심 의제로 ‘이주노동자 처우 개선’을 본격 검토 중이다. 외국인 인력에 대한 차별 철폐 요구가 부상, 과거 원·하청 간 보상 격차 문제가 이제는 내·외국인 간 차별 논란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이 하청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해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한 가운데, 사내하청 노조 측은 ‘이주노동자 처우 개선’을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내세운다는 방침이다. 현재 HD현대중공업 협력사 인력 3명 중 1명은 이주노동자로, 이들에 대한 처우 수준을 한국인 정주노동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맞춰달라는 요구다.

▶노봉법 시행에 첫 교섭 기회 마련=이달 노란봉투법이 발효되며 하청노조도 원청 기업을 상대로 직접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단체교섭을 요구한 사실을 13일 공고했다. 20일까지인 공고 기간 내 추가 요구가 없으면 사내하청지회 측과의 교섭이 확정 공고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지회 측이 검토 중인 교섭 의제안에는 ▷원·하청 이주노동자 동일성과금 지급 ▷귀향비 및 휴가비 정주노동자와 동일 적용 등 실질적인 처우 개선책이 담겼다. 이외에도 전반적인 임금 인상과 ‘8시간 1공수’ 시행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사내하청지회 관계자는 “이주노동자 문제는 (노봉법 시행 이전부터) 지속 건의해온 사안”이라며 “교섭 의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업체 인력 3명 중 1명이 이주노동자=이주노동자 비중이 적지않다보니, 하청노조는 이번 단체교섭의 주요 의제로 이들의 처우 개선을 전면 내거는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중공업 내 협력업체 종사자는 총 2만5441명이다. 이 중 한국인 정주노동자는 1만8338명, 이주노동자는 7103명에 달한다. 협력사 종사자의 약 28%는 외국인 직원 등 이주노동자인 셈이다.

여기에 HD현대중공업이 직접 고용한 이주노동자 약 1700명을 더하면, 전체 이주노동자 인력은 약 8800명 수준이다. 정규직과 사무직을 모두 포함한 HD현대중공업 내 전체 정주노동자는 약 3만4000명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전체 인력(약 4만2800명) 중 외국인 인력 비중은 약 20%를 웃돌고, 사무직을 제외한 생산 현장 인력만 놓고 보면 그 비중이 더 높아진다.

▶사측 “내·외국인 모두에게 성과 보상 중”=물론 실제 교섭 테이블이 차려지기까지 거쳐야 할 절차도 남아있다. 사측은 하청노조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 노동위원회 판단을 받게 되며 노동위는 기본 10일, 최장 20일 안에 사용자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교섭요구사실 공고에서 “(노조가 하청업체 이름을 밝힌) 7곳을 기준으로 (교섭) 절차를 진행하되, 향후 교섭요구 사항을 검토해 사용자 지위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교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사 측은 이미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성과 보상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협력사 내·외국인 근로자 모두에 휴가비와 성과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며 “다만 내국인과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 일부 금액 차이는 있다”고 전했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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