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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이란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517원(23일 주간 종가 기준)마저 넘어선 가운데, 이달 장중 고가 기준으로 평균 환율 또한 1500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상 국제유가 급등에 취약한 측면과 함께,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원화 가치 하락폭이 더 큰 점이 환율 상승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24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3월 들어 23일까지 원/달러 주간 거래 장중 고가 평균 기준으로 1496.93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1월(1461.66원)·2월(1455.17원)에 하단을 낮추는 흐름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 1500원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특히 이달 13일 기점으로 한때 1500원대로 올라서며 상승세가 본격화했다. 이후 17일(1495원)을 제외한 6거래일 모두 장중 1500원을 웃돌았다.
특히 전날 환율은 1504.9원에서 출발한 뒤 오후 들어 급격히 상승폭을 키워 장중 1518.4원까지 찍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0일(장중 156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이란이 원유 수송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달러 가치도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5일간 공격 유예’ 언급 후 환율은 잠시 진정되며 24일 개장가는 전일보다 26.4원 내린 1490.9원을 기록했다.
월 평균 주간거래 종가는 외환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2월 1440원대에서 이달 들어 다시 1480원선(23일 기준 1485.74원)까지 올라섰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외환위기였던 1998년 3월(1488.87원) 이후 월평균 기준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도 원화 가치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코스콤에 따르면 3월 들어 원화는 달러 대비 4.30% 하락했다.
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유사한 일본 엔화(-1.98%)보다 낙폭이 큰 수준이다. 달러 인덱스 편입 통화인 유로화(-2.17%), 영국 파운드화(-1.15%), 스위스 프랑화(-2.34%), 캐나다 달러화(-0.62%), 스웨덴 크로나화(-3.33%)도 모두 원화보다 하락폭이 작았다. 러시아 루블화(-6.94%)와 태국 바트화(-5.68%) 정도만 원화보다 낙폭이 컸다.
실제 국제유가와 주요국 환율 간 상관관계를 비교한 결과 원화가 가장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블룸버그와 KB국민은행 분석에 따르면 최근 10일 기준 국제유가와 원화의 상관계수는 0.86으로 주요 통화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유가 상승 시 원화 약세(환율 상승) 흐름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의미다. 여기에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확대에 따른 커스터디 달러 매수 수요까지 겹치며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종전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환율 상승세가 단기간에 꺾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과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에도 불구하고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 등 실수요 기반 달러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국가 신용위험 지표도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장에서 5년물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3.68bp(1bp=0.01%)로 거래를 마치면서 작년 4월 23일(33.91bp) 이후 약 1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경원·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전쟁 종식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시장의 안도감이 커지며 전일 나타났던 급격한 위험회피 흐름은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시장 경계감은 유지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반영해 한국의 CDS 프리미엄도 급등하고 있다”면서 “원화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일부 유지되면서 달러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어 환율 하단은 여전히 견고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