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제여성 살해 전력 전과자, 이별 통보에 또 스토킹…검찰이 직접 구속해 재판 넘겼다 [세상&]

2006년 교제여성 폭행해 살인…징역 10년 선고
20년 뒤에도 무차별 폭행…이별 통보하자 스토킹
잠정조치 4호로 한 달간 유치됐지만…불구속 송치
석방 뒤 추가 범행 가능성에 檢 직접 구속영장 청구
지난달 구속 기소해…대구지법서 1심 재판 진행중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 앞 검찰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검찰이 교제 중인 여성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고, 여성이 이별을 요구하자 주거지를 찾아가는 등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 50대 남성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 남성은 20년 전인 2006년에도 당시 사귀던 여성을 폭행해 살인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었다.

피해 여성의 신고 이후 경찰 수사과정에서 내려진 잠정조치로 이 남성은 한 달간 유치됐지만, 경찰이 불구속 송치를 결정하면서 잠정조치 기간이 끝나면 추가 범행을 저지를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직접 구속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고 구속 상태에서 이 남성을 기소했다.

2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5일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당시 부장 김미수)는 50대 남성 김모 씨를 폭행, 상해, 스토킹처벌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교제 중이던 50대 여성 A씨의 얼굴을 수 차례 때리고(폭행), 같은 해 6월 또 다시 얼굴을 가격해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힌 혐의(상해)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총 21회에 걸쳐 A씨의 주거지에 찾아가거나 전화 연결을 시도한 혐의(스토킹처벌법 위반)도 있다. 1월 초 주차금지 표지판을 A씨의 자동차에 던진 혐의(특수재물손괴)도 받는다.

A씨가 지난 1월 초 김 씨를 112에 신고하자, 경찰은 김 씨에 대한 잠정조치를 신청했다. 경찰의 신청이 인용되면서 김 씨는 2월 초까지 한 달간 유치(잠정조치 4호)되는 결정을 받아 구금됐다.

잠정조치는 스토킹범죄 재발 우려가 있을 때 검사의 청구 또는 법원이 직권으로 접근금지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는 ▷서면 경고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등으로 단계적으로 조치 강도가 높아진다.

이후 경찰은 김 씨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고, 대구지검은 1월 말 A씨를 조사하고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당시 검찰에 극심한 정신적 고통과 공포를 호소하면서 ‘잠정조치에 따른 유치가 종료돼 석방될 경우 김 씨가 또 찾아올까봐 두렵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김 씨의 잔혹한 범행 수법 및 과거 살인 전력과의 유사성 등에 비춰 A씨에 대한 위해 우려가 상당히 높다고 판단했고, A씨 보호와 추가 범행 방지를 위해 유치기간 만료 전 김 씨를 직구속하기로 하고서 1월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어 김 씨에 대한 잠정조치 만료 하루 전날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김 씨는 현재 구속 상태로 대구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다음 달 김 씨에 대한 선고를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40대 남성 김훈(경기북부경찰청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신상공개 결정)이 경기도 남양주에서 스토킹하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송치되는 등 관계성 범죄가 잇따르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자, 검찰은 관계성 범죄를 방지하기 위해 고위험 가해자에 대해 전자장치 부착·유치 등 고강도 잠정조치를 신청·청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앞서 대검찰청은 스토킹 범죄 등 교제폭력·살인 사건에 대한 사전 예방 차원의 ‘스토킹 강력범죄 대응 종합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시행했다고 23일 밝혔다.

대검은 우선 ‘스토킹 잠정조치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전국 일선청에 배포해 실무에서 활용하도록 했다. 체크리스트는 지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언론에 보도된 주요 교제폭력·살인 사건 80건을 분석해 강력범죄로 비화될 우려가 큰 인자를 종합해 마련했다고 한다.

체크리스트에 들어간 위험 인자는 ▷가해자·피해자 간 교제·동거·혼인·사실혼 등 ▷가해자와 지속적인 갈등 상황 존재 ▷폭력 성향 ▷집착 성향 ▷피해자의 불안 호소 ▷동일 피해자에 대한 범죄 전력 ▷피해자 생명에 대한 위협 등 19개다. 대검은 최근 주요 사건 16개에 위험 인자를 적용한 결과, 평균 8.9개가 해당했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일선 청에서 사경의 잠정조치 신청사건을 처리할 때 위험 인자에 해당하는 사실관계를 중점적으로 확인해, 필요한 경우 더 강한 제재인 전자장치 부착(3의2호), 유치(4호)를 추가·변경해 청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전자장치 부착 피의자에 대해서도 중복 잠정조치 필요성을 충실히 검토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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