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 ‘불가항력’ 선언…하반기 전기·가스요금 상승 압박

LNG 생산 차질 1280만t 전망…현물 조달 시 가격 상승 불가피
러시아산 원유 대신 납사 먼저 도입될듯…결제 리스크 해소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이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중동상황 대응본부 일일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가 미사일 공격에 따른 시설 피해를 이유로 액화천연가스(LNG) 장기 공급 계약에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국내 에너지 요금 상승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안보자원실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 브리핑에서 “카타르에너지의 불가항력 선언은 예상하고 있는 범주로 대체 도입선 및 수급은 문제 없다”면서 “다만 요금 영향이 바로 올 수 있어서 하반기 이후 영향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카타르에너지에 따르면 이란의 이번 공격으로 전체 14개 LNG 생산 라인(트레인) 중 2곳과, 가스액화연료(GTL) 시설 2곳 중 1곳이 직접적인 피해를 봤다. 이에 따라 줄어드는 LNG 생산량은 연간 1280만t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카타르에서 LNG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 중 하나다. 연간 900만∼1000만 톤의 LNG를 카타르에서 들여온다. 다만 LNG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미국과 호주 물량을 대폭 늘린 덕분에 우리나라 수입 LNG에서 카타르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안팎이다. 한국가스공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LNG를 가장 많이 수입한 나라는 호주(1468만톤)으로 전체 수입량 중 31.42%에 달한다. 카타르(697만t·14.91%)는 3위다.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비축 의무량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재고를 보유해 연말까지 수급 위기 대응력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카타르 LNG 수입분을 가격이 높은 현물 시장에서 메울 경우 산업용·가정용 가스 요금이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르면 4월을 기점으로 수급 상황이 한층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러시아산 원유·납사 도입이 대체 카드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은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며 경제성과 물류 여건 등을 검토하고 공급선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양 실장은 “러시아산 원유 관심 많은데 러시아산 납사 문제도 있다”면서 “해상 물량이기 때문에 러시아산 원유가 얼마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유사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불확실성 가지고 있다”면서 “첫번째 본인 계약 물량이 아니고 해상에 떠있는 것이어서 어느 정도를 담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또 하나 문제는 (미국이) 이 계약의 완료 시점까지 한달 준 걸로 알고 있다”면서 “납사가 상대적으로 원유보다 도입 가능성 높아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더라도 전체 수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결제 리스크와 선박 확보 문제, 제재 불확실성 등이 여전히 큰 부담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양 실장은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 도입과 관련해 달러화 외에 위안화(중국), 루블화(러시아), 디르함화(아랍에미리트) 결제가 가능하며, 이에 따른 2차 제재도 없다는 점을 미국 재무부로부터 확인했다”고 말했다.

산업부가 기업들의 문의와 애로 사항을 취합해 미국 재무부의 파트너인 재정경제부를 통해 현지 대사관에 전달하고 이를 통해 미국 재무부로부터 구체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이다.

양 실장은 “관련 내용을 업계에 신속히 전파하고 있다”며 “향후 기업들이 러시아산 물량 도입과 관련해 추가적인 질의 사항이나 애로가 발생할 경우 정부가 다시 한번 확인하고 함께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2차 제재 리스크가 해소됨에 따라 그동안 러시아산 원유·나프타 도입을 주저했던 국내 업계도 실질적인 검토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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