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길홍근 위원장 “대전환기 맞은 K-친환경선박에 우리 미래 달렸다”

제4회 국제친환경전기선박엑스포
제주신화월드 그랜드볼룸서 열려
‘해양모빌리티 강국 위한…’ 포럼
길홍근 국제전기선박엑스포위원장
“탄소중립 선박 가치 제고 중대 기점”
K해양기술 향한 룰ㆍ표준 주도해야


‘해양모빌리티 강국을 위한 친환경 전기선박의 미래’를 키워드로 지난 27일 제주신화월드 그랜드볼룸에서 ‘제4회 국제친환경전기선박엑스포’가 열린 가운데, 길홍근(왼쪽에서 여덟번째) 국제전기선박엑스포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단상에 올라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전기선박협의회>


[헤럴드경제=(제주)김영상 기자] “탄소중립시대 에너지 혁명기와 인공지능(AI)시대 디지털 대전환기를 맞아 해양강국의 꿈을 실현하는 길 중 하나가 바로 ‘친환경 전기선박’입니다. 탄소중립 실현과 기후위기시대 각종 난제를 극복하고, 해양을 누리는 선박의 가치를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선 올해가 중대한 분수령이라고 봅니다.”

길홍근 국제친환경전기선박엑스포 위원장은 지난 27일 제주신화월드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제4회 국제친환경전기선박엑스포’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화석연료 시대가 저물고 친환경 에너지와 디지털 융합이 바다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역동적인 시기에 친환경선박의 진화는 K-해양강국으로 이끄는 길이며, 그것이 바로 국가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는 의미다.

친환경 전기선박, 공감과 소통이 가장 중요


길 위원장은 친환경선박의 앞날은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첨단 기술 표준화, 선도적 글로벌 정책을 아우르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지, 없는 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선박의 디지털 융합과 글로벌 표준 선점은 다른 나라와 차별화된 경쟁력의 잣대”라며 “운항 데이터를 축적하고 AI 기술을 접목해 항로와 배터리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함으로써 K-해양기술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룰과 표준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특히 그는 “올해부터 미래로 항해하는 친환경선박의 대전환에 우리 모두 집중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민관 산학연의 공감과 협력,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엑스포 포럼의 주제인 ‘해양모빌리티 강국을 위한 친환경 전기선박의 미래’는 이렇듯 전사회적인 공감과 협력, 소통이라는 키워드에 달렸다고 한 셈이다.

엑스포는 (사)한국전기선박협의회와 국제E-Mobility엑스포조직위원회가 주최했다. 해양수산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수산자원공단,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친환경선박전주기혁신기술개발 통합사업단, 세계E-Mobility협의회 등이 후원했다.

길홍근 국제전기선박엑스포위원장이 ‘제4회 국제친환경전기선박엑스포’ 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엔 길 위원장을 비롯해 김애숙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 남창섭 해양수산부 해사산업기술과 과장, 김대환 국제E-모빌리티엑스포 위원장, 김종덕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조승환 국회의원과 문대림 국회의원은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김애숙 부지사는 “해양수산 분야에서 탈탄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라고 전제한뒤 “친환경선박은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동력으로 탄소 없는 섬 정책 추진에 상징적인 존재로, 도는 오는 2030년까지 10톤 미만 소형 선박의 30%를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하는 환경친화적 선박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남창섭 해양수산부 과장은 “친환경 선박이 운항하는 녹색 해운 항구를 지정, 고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며 “제주도가 2035년까지 탄소중립 실현 플랜 중 하나로 추진하는 해상 풍력단지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좋은 사례이며, 해수부는 관련 기술의 연구 개발, 친환경 선박 전환, 보조금 확대 등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탄소중립 섬 제주서 청정에너지 대안 찾자


개회사와 축사에 이어 엑스포는 곧바로 발제와 토론이 이뤄지는 세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포럼 진행은 양훈철 한국전기선박협의회 사무총장(현 LS그룹 가온전선㈜ CTO)이 했고, 세션 사회는 고동훈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이 봤다.

세션1은 ‘친환경 전기선박의 전망과 방향’을 주제로 구성됐다. 김영식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센터장은 ‘무탄소 전기추진선박의 개발 현황 및 전망’ 발제를 통해 전 세계적인 전기 추진선 및 선박용 배터리 시장의 급격한 성장세를 진단하고,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고밀도 배터리 시스템, 직류 배전(DC Grid), AI 기반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핵심시설의 고도화 방안을 제시했다.

양훈철 한국전기선박협의회 사무총장이 국제친환경전기선박엑스포와 뒤이어 열린 친환경선박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진송한 중소조선연구원 단장은 ‘친환경 전기선박 실증 사업화 사례’ 발제를 통해 낚시 전용 어선의 모델 도입 필요성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진 단장은 “낚시 어선의 안전 관리 강화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 및 친환경 정책에 부합하는 새로운 선박 모델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소 없는 섬 2030(CFI2030) 정책을 추진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역 특성을 고려, 친환경 전기추진 낚시전용선 모델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친환경 전기추진 낚시전용선은 낚시어선업자의 경영 개선과 안전한 낚시문화 기여, 지역 해양 관광산업 활성화와 탄소중립 정책 실현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전기추진선박 충전 인프라와 해양 탄소중립을 위한 제주도의 도전’ 주제로 발제를 한 류성필 제주테크노파크 단장은 “선박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와 해양 교통의 탄소배출 문제는 향후 해결해야할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에 전기추진선박과 친환경 해상 운송기술의 도입이 새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김경훈 포항소재산업진흥원 실장은 포항시의 친환경 선박 산업의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포항시 친환경 전기선박 핵심기자재 육성 방향’ 발제를 통해 “포항시는 ‘K-차세대 전기추진선박 글로벌 특구’ 사업을 통해 노후선박을 대상으로 전기추진 동력 전환 실증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전기추진선박 관련 기술 표준을 선도적으로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 시장을 창출함과 동시에 글로벌 친환경 선박 산업으로의 진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베트남 푸꾸이섬 해양 탄소중립 모델 눈길


세션2에서는 에너지 대전환기를 맞은 친환경 선박에 대한 미래가 집중 조명됐다. 이 세션에선 김성엽 OCI Power 대표, 오권택 LS파워솔루션㈜ 사업부장, 성일혁 빈센 상무이사, 진승민 드라이브포스 프로젝트 매니저, 김창일 카네비모빌리티 해양솔루션 사업본부장의 발제와 심도 있는 예측이 이뤄졌다.

김성엽 대표는 자사가 구축한 베트남 푸꾸이 섬 온실가스 감축 사업과 전기선박 전환을 통한 해양 탄소중립 모델을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김 대표는 “푸꾸이섬은 디젤 발전 의존도가 높은 전력 구조를 가지고 있어 탄소배출 저감과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지역으로, 풍력과 태양광,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를 결합한 재생에너지 미니그리드를 구축해 디젤 발전 의존도를 구조적으로 낮추는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전력 시스템, 해양 모빌리티 전기화, 탄소크레딧을 결합한 모델로서 향후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확산 가능한 Carbon-Free Island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도서 지역의 에너지 전환과 해양 탄소중립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 협력 모델을 제시코자 한다”고 했다.

오권택 사업부장은 중대형 선박 중심의 친환경 선박 전력계통 기술 동향을 짚었다. 그는 “전기선박은 특히 수소 기반 선박추진 시스템이 차세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선 ▷수소 저장 및 이송 인프라의 정착 ▷경제성 확보 ▷국내외 인증체계 정립 ▷실선(實船) 실증 확대 등의 제도적ㆍ기술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며 “궁극적으론 수소연료전지의 선박 내 적용 표준화 및 양산형 플랫폼 구축이 시장 활성화의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성일혁 상무는 ‘Zero-Emission 해양모빌리티를 위한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주제 발제를 통해 향후 수소 기반 해양 모빌리티 기술의 미래와 확장 전략을 소개했다.

국제친환경전기선박엑스포의 대학생 서포터스인 한예원(이화여대, 왼쪽 두번째부터), 곽래현(가톨릭대), 최선(카네기멜론대학), 오예린(연세대) 씨가 행사에 참여한 이성현(맨왼쪽) 한국미래친환경차서비스협회 부회장과 사진을 찍고 있다.


진승민 매니저는 친환경 선박 충전 인프라 사업에 대해 심도 있게 얘기했다. 그는 “전기추진선박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요즘엔 새로운 사업모델로 해상 충전 인프라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 대표적인 모델인 배터리 뱅크 선박(Battery Bank Ship)은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선박이 해상에서 전기추진선박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항만 인프라가 부족한 해역이나 장거리 운항 선박의 에너지 보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최선 카네기멜론대 학생 등 서포터스 열기


김창일 본부장은 ‘플랫폼 기반의 전기추진 선박 동력시스템 국산화 및 엔지니어링 기술’ 발제를 통해 “기존 기계식 하이브리드 선박 시스템은 엔진과 축계 중심 구조로 인해 선박마다 설계가 달라 표준화와 플랫폼화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엔진은 발전을 담당하고, 전기모터가 추진을 수행하는 전기식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시하고 싶다”고 했다.

양훈철 사무총장은 “친환경 선박의 미래와 K-해양기술의 비전과 진화에 대해 많은 이들이 참석해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며 “한국전기선박협의회는 에너지 대전환기에 놓인 복잡한 시기에 친환경 선박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에 앞으로도 친환경선박 협회와 회원사, 관계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것”이고 했다.

엑스포는 지난 2023년 5월 첫 회가 열렸으며, 이번에 4회째 엑스포를 진행했다.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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