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 가격 인상 우려에 사재기 극심
서울 자치구들 “3~5개월 물량 확보”
수요 급증 대비…추가 물량까지 주문
품귀 지속 땐 일반 봉투 사용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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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오후 서울 도심 내 한 마트에 종량제 봉투 구매 제한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최근 나프타 공급 불안정 기류로 인해 종량제 봉투 등 비닐류 품절 사례가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SNS를 통해 지방정부의 절반 이상이 6개월 치 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원료 또한 1년 이상 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임세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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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원재료인 석유화학제품 나프타 수급 문제가 불거지면서, 종량제 봉투 사재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실제 서울 시내에서 지난주 한 주 동안 종량제 봉투 판매량이 평년 5배 수준으로 폭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시가 21~27일 자치구별 종량제 봉투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하루 평균 총 270만장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년간의 하루 평균 판매량인 55만 장보다 5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종량제 봉투는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LLDPE)’ 또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등 폴리에틸렌(PE)으로 만든다. 폴리에틸렌은 원유를 가열해 분리한 나프타로 중합 생산한다. 문제는 최근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나프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발생했다.
실제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7일 기준 전체 228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123곳(54%)이 6개월 치 이상의 종량제 봉투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기후부는 지자체가 보유한 종량제 봉투 재고는 대부분 겉면에 지역명 등 정보가 인쇄되지 않은 롤 형태로 보관되어 있어, 봉투가 부족한 지역이 발생할 경우 다른 지자체에서 빌려올 수 있다고 부연했다.
27일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의 종량제 봉투 재고는 6790만장으로, 122일분(약 4개월치)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재고 물량은 수시로 바뀌어 현재 정확한 물량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2일 기준 6900만장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본지가 27일 서울 자치구들의 종량제 봉투 재고량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자치구가 4~5개월 분량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었다.
▷강서구 1018만장 ▷중랑구 560만장 ▷구로구 407만장 ▷마포구 600만장 ▷동대문구 500만장 ▷도봉구 324만장 ▷종로구 260만장 ▷중구 100만장(이상 가나다순) 등으로 재고량은 다 달랐다. 다만 구마다 인구가 다르고 사용량이 달라 하루 몇 장씩이 사용된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자치구들은 전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절대 수량은 자치구마다 다르지만 짧게는 3개월 치에서 많게는 6개월 치까지 확보한 곳이 대부분”이라며 “다만 이는 평상시를 가정했을 때이고 종량제 봉투 수요가 급격히 올라가면 재고 물량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치구들도 자체적으로 사재기 자제 당부에 나섰다. 서울 동작구는 올해 상반기 종량제 봉투 제작·구매 절차를 정상적으로 완료하고, 27일 현재 총 770만장의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동작구가 확보한 770만장은 ▷일반 가정용 306만장 ▷음식물 쓰레기용 203만장 ▷재사용 봉투 95만장 ▷대행업체 보관분 166만장이다. 31일까지 모든 규격의 봉투 납품이 완료될 예정이다.
서울 은평구 역시 26일 자료를 내고, 생산업체 등과 협력해 기존 계약 물량의 조기 납품을 요청하며 일일 재고를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들은 추가 발주를 하며 물량 소진에 대비하고 있다. 계약 중인 종량제 봉투 제작 업체에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물량은 어느 정도인지 문의하고 가능한 추가 물량을 주문한 상태라고 한다. 다만 중동 전쟁이 이어져도, 당장 종량제 봉투 가격이 상승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추가 물량을 주문하면서 원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이 올라갈지 문의했지만 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만약 종량제 봉투가 품귀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일반 봉투를 사용하게 하는 임시방편도 있다”고 했다.
서울시도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설과 관련해서는 종량제 봉투 가격은 관련 조례에 따라 정하는 사항으로,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자치구 두 곳에서 물량 부족 문제가 있었으나, 발주 계약을 완료하여 공급 문제가 해소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원래 종량제 봉투에 대한 수요 파악을 주 단위로 하다 최근 사재기 조짐이 보이자 일 단위로 재고 물량을 파악 중이다.서울시는 약 4개월 분량의 재고가 있어 당장 종량제 봉투가 부족해지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도 현재까지 종량제 봉투 물량은 충분하고 추가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니 사재기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구청장들도 사재기를 하지 말 것을 호소하고 있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철저한 사전 대비로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으니, 구민들께서는 불안감에 따른 사재기를 지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종량제 봉투는 생활필수품인 만큼, 원료 확보부터 제작, 공급까지 전 과정을 철저히 모니터링해 안정적인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현재 소매점의 종량제 봉투 품절은 일시적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납품 인력을 확대해 공급 속도를 최대한 높일 계획”이라며 “구민들께서는 구청을 믿고 필요한 만큼만 구매해 주시고, 세심한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통해 폐기물 감량에도 함께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개인당 판매 제한을 두는 자치구도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이 봉투값이 오를 것을 우려해 사재기를 하고 있는데 가격 인상을 없을 것이니 사재기를 자제해달라는 안내를 할 예정”이라며 “종량제 봉투 판매소에 개인당 10매 이내로 판매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국·손인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