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요구 267건·사용자성 질의 65건…노사 갈등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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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지난달 10일 시행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관련해 노동위원회가 처음으로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한다. 시행 24일 만에 나오는 첫 판단으로, 향후 유사 사건 처리 기준을 가를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4개 기관을 상대로 교섭요구 사실 공고 미이행에 대한 시정 신청 사건 심판회의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개정법은 하청노조가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경우, 원청 사용자가 이를 받은 날부터 7일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기관들이 공고를 하지 않자 하청노조가 충남지노위에 시정을 신청했다.
쟁점은 ‘사용자성’ 인정 범위다. 원청 측은 “개별 근로조건마다 사용자성 여부를 의제별로 판단해야 하는데, 하청노조가 구체적인 의제를 특정하지 않아 공고가 불가능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원청의 실질적 지배력이 확인되는 만큼 공고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노동위는 양측에 교섭 의제에 대한 보완 의견 제출을 요구했고, 하청노조는 관련 내용을 회신한 상태다. 노동위는 통상 시정 신청 접수 후 10일(최대 20일) 이내에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해 공고 필요 시 시정 명령을 내린다.
이날 심판회의 이후 판정회의를 거쳐 오후 늦게 인용 또는 기각 여부가 통보될 예정이다. 사안별·의제별로 사용자성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사건의 복잡성 등을 고려해 판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위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할 경우, 해당 기관은 7일간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 이후 다른 노조나 노동자가 참여 의사를 밝히면 교섭대표노조를 확정하는 절차로 이어진다.
특히 사용자성이 인정된 이후에도 원청이 정당한 사유 없이 교섭을 거부할 경우 부당노동행위로 제재를 받을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판단을 계기로 노사 간 갈등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실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접수된 교섭 관련 조정 신청은 267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노동부 산하 단체교섭 판단지원위원회에 접수된 사용자성 질의도 65건으로 집계됐다.
노동계는 이번 판정을 통해 원청 책임이 명확해지길 기대하는 반면, 경영계는 사용자성 인정 범위가 확대될 경우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첫 판단 이후에도 교섭 범위와 절차를 둘러싼 법적 다툼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