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정 철학 보폭 맞춘 인사 실험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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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광현 신임 국세청장이 지난해 7월 23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국세청 5급 이하 직원 2만여 명 가운데 50명이 조만간 특별승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 과정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은 인사 권한을 내려놓고 연공서열과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철저한 성과 중심의 특별인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권한을 통해 조직을 장악하는 일부 부처 수장들과 달리 임 청장은 국세청 내부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인사 검증 절차를 거쳐 특별승진 대상자를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직 관리에 대한 임 청장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5일 관가에 따르면 국세청은 정기승진시 일정 비율을 특별승진으로 배분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개청 60년만에 처음으로 5급이하 2만여 명의 직원 중 성과가 뛰어난 50명을 ‘특별승진’ 대상자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인사권한을 가진 임 청장을 비롯한 각 지방국세청장들이 전혀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임 청장은 본인에게 인사청탁을 해온 이들에게 오히려 불이익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인맥’이 아닌 오로지 ‘실적’으로 특별인사 대상자를 선정해 보상해주겠다는 임 청장의 의지라는 것이 내부의 전언이다.
임 청장의 인사철학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줄곧 역량있는 공무원에 대한 획기적인 승진 등 공직사회 활력을 높이는 방안 이행을 지시해왔다.
국세청 5급이하 2만여명이 대상인 특별승진의 핵심은 세무서·조사국 선발 → 지방청 선발 → 본청 최종 선발로 이어지는 촘촘한 3단계 검증 시스템이다. 각 단계마다 바늘구멍을 통과해야 하는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처럼, 전국 단위의 엄격한 스크리닝을 거쳐 최종 50여명의 명단을 추려서 특별승진을 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에는 정기승진 시 일정 비율을 연공서열 등을 통해 특별승진으로 배분해왔다. 그러나 이달 발표 예정인 특별 승진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처럼 오직 인사 대상자들의 실력으로만 겨뤄졌다는 것이 국세청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이같은 국세청 인사혁신의 바람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청 조사4국 내에서만 20여 명의 정예 요원이 각자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공적 요약서를 들고 첫 번째 관문에 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성글 서울청 조사4국장도 과감히 인사권을 내려 놓았다. 대신 85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투표인단이 동료들의 공적을 직접 검증하도록 ‘경연의 장’을 열어줬다. 앞서 이 국장을 국세청의 중수본인 서울청 4국장에 발탁인사한 것도 임 청장 작품이다. 서울청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비정기(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곳으로, 기업인들에게는 ‘저승사자’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상징성이 크다.
다른 세무서·조사국에서도 소속, 성명을 제외한 실적 만으로 블라인드 평가를 진행했다.
서울청 조사4국 한 직원은 “이번 특별승진은 국제대회 우승보다 어렵다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을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세종관가의 한 관계자는 “임광현 국세청장이 인사권한을 내려놓고 성과중심의 인사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부처와 외청 중에서 처음”이라며 “특히 제3자를 통한 인사 청탁 행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불이익을 준 것도 처음으로 ‘인맥’이 아닌 ‘실적’이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임 청장은 기업 사무실에 몇 달씩 머물며 진행하던 조사 관행을 깨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기업에 상주하는 ‘현장 상주 조사 최소화’도 지난해부터 시행하는 등 기존 관행을 과감하게 깨는 세무행정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