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끝까지 챙기겠다는 이란 “통행료, 피해복구에 쓸 것”

즉각 휴전·개방 거부…통제권 고수
당국자 “용처마련…피해 배상에 쓸것”



이란이 파키스탄 등 중재국들이 내놓은 45일간의 휴전안을 거부하며 영구 종전을 담보하는 10개 항목의 요구안을 제시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은 종전 이후에도 끝까지 쥐고 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에 부과하는 통행료를 자국이 이번 전쟁으로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겠다며, 용처에 대한 계획까지 세워놨다.

이란 국영통신 IRNA은 6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과의 휴전안에 대해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거부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과 미국 등이 이란에 바랐으나 이란이 거부한 요건 중에는 즉각적인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 있다. 파키스탄은 이란에 즉각 45일간 휴전에 들어가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 후, 미국과 협상을 본격적으로 이어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후 2단계 합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관리하는 국제적인 틀을 만들자는 게 파키스탄이 구성한 휴전안이었다.

이란이 이를 거부한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은 종전 이후에도 계속 이란이 ‘관리’하면서 통행료를 받겠다는 구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타르의 위성 방송 알자지라는 이날 이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부과하는 통행료를 이번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으로 사용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당국자는 “일부 우호국 선박에 대해 안전 보장 비용을 대가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할 것”이라며 “최고 국가 기관의 결정에 따라 이러한 요금을 통해 전쟁 보상금을 확보할 것”이라 밝혔다.

전체 문맥을 보면 당국자가 언급한 ‘배상금’ 혹은 ‘보상금’은 이란이 타국에 가한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이 아닌,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자국 피해를 복구하는 비용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걷어, 전쟁 피해 복구에 쓰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호국 선박에 한해 통행료를 징수한 후 통과를 허용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우호국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고, 이란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등 통과를 허용하는 선박 범위는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이란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이란이 지난 24시간 동안 해협 통과를 허용한 선박은 총 15척이다. 이란산 원유를 실은 튀르키예 선박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고, 전쟁 이후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선박도 항행 허가를 받았다.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지속하면, 석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외에 해협 내 군사시설 거점인 라라크섬 점령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며칠 사이 5000명 이상의 해병대 및 특수부대가 해당 지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 섬은 이란 본토와 가까워 미군이 점령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이란 본토로부터의 드론, 미사일, 로켓 공격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작전에 위험 부담이 크다. NYT는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하르그섬이나 라라크섬 점령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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