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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주홀산에서 포착된 산양.[녹색연합 제공] |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생전 처음 보는 동물인데”
경북 문경시의 한 야산에서 포착된 야생동물. 비교적 낯선 모습으로 인식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절멸 위기에 처해,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산양(긴꼬리산양)’의 모습이기 때문.
이 산양은 천연기념물로 법적보호종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포획과 서식지 파괴 또한 엄격히 금지된다.
그러나 이제 이 산에서 산양을 찾아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곧 ‘케이블카 승강장’이 설치될 예정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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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주홀산에서 포착된 산양.[녹색연합 제공] |
해당 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경북 문경시. 문경시는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케이블카 설치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케이블카 설치로 인해 산양 서식지 훼손 및 무단 벌채 등 생태 파괴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심지어 안전 관리 미흡으로 인한 중대시민재해 위험, 이용객 저조로 인한 재정 부담 등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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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 주흘산 케이블카 상부승강장 부지 공사 현장.[그린피스 제공] |
현재 경북 문경시는 주요 추진사업 중 하나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주흘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케이블카 설치와 함께 주흘산 하늘길 조성 등 관광지를 개발해, 관광 수익을 가져다줄 자원을 키운다는 게 문경시의 목표다.
하지만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비판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멸종위기 1급에 해당하는 산양 서식지가 훼손되고, 수령 100년이 넘는 교목들을 벌채하는 등 생태계 훼손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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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릉숲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산양.[헤럴드DB] |
그중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건 멸종위기 1급 ‘산양’의 서식. 애초 문경시는 자체 조사 결과, 케이블카 부지에 산양이 유입될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환경단체가 직접 현장 조사를 한 결과, 산양의 활동이 포착되며, 전면 재조사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환경단체 녹색연합과 문경시민희망연대·산과자연의친구 등은 지난 6월 12일부터 8월 20일까지 약 두 달간 경북 문경시 주흘산 케이블카 상부승강장 부지 일대에 무인 센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산양을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상부승강장 부지 내에서 최소 3마리, 최대 5마리의 산양이 확인됐다. 카메라에서 산양은 총 24회 촬영됐다. 상부승강장 부지에서 600~700미터(m) 떨어진 지역에서도 총 4회 산양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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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양.[국립생물자원관 제공] |
산양의 경우 보전 등급이 가장 높은 1급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법적보호종으로, 국내에 약 1000마리 개체밖에 살지 않고 있다. 서식지 파괴 또한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이에 문경시는 자체적으로 산양 서식지 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담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문경시는 무인 센서 카메라를 운영한 결과, 사업지구 내부로 산양이 유입할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는 문경시가 진행한 2차 현장 조사 기간이 13일밖에 되지 않으며, 전체 사업 구간에 비해 매우 적은 수의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부실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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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양.[양구산양·사향노루증식복원센터 제공] |
아울러 주흘산과 인접한 월악산 국립공원에서는 산양 복원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향후 인근 지역으로 산양 서식지 확장이 예상되는 상황,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될 경우 백두대간 생태계 복원의 흐름이 막힐 수 있다는 게 녹색연합 측의 설명이다.
문경시는 이같은 반박에도 케이블카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대구지방환경청에 공사 중지 명령을 받았다. 허용된 수목 제거 범위를 초과해 수목을 훼손한 것이 적발됐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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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문경시 주흘산 케이블카 기공식 모습.[문경시 제공] |
문제는 공사 중지 명령 이후에도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 강행 논란이 일고 있다는 것. 실제 문경시는 케이블카 조성 사업 현장에 초청가수 공연을 포함한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이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행사를 축소 진행했다.
이에 지난 9일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그린피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연대체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생태 파괴가 일어났으며, 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는 문경시는 당장 손을 떼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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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그린피스,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 연대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태영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생물다양성 캠페이너가 발언하고 있다.[그린피스 제공] |
아울러 산양 서식지 훼손 외에도 안전사고 가능성 등 다양한 문제가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이윤희 전 상주문경당협위원장은 “안전 점검기관을 선임하지 않은 채로 3개월 이상 공사를 강행했고, 3월 현장 조사에서는 산사태 위험 1등급 급경사지에 공사 자재가 로프 하나에 매달린 채 방치돼 있었다”며 “안전 관리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부정류장 유효 면적은 약 150평으로 적정 수용 인원은 107명에 불과한데, 문경시는 시간당 1500명 이용을 홍보하고 있다”며 “별도 피난 시설도 없는 상태에서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 시민 재해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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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주흘산에서 포착된 산양.[녹색연합 제공] |
우리나라가 참여한 UN 생물다양성협약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태영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생물다양성 캠페이너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양의 30%를 보호지역으로 관리한다는 국제 약속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사례”라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정부가 생물다양성 보전 의무를 갖도록 하는 생물다양성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연대체는 주흘산 케이블카 공산과 관련해, 문경시의 공사 중지와 함께 ▷노동청의 안전점검 즉시 시행 ▷환경부의 현장 실사 조사 재실시 및 멸종위기종 보전 정책 수립 ▷국립생태원의 생태자연도 등급 상향 조정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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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주흘산에서 포착된 산양.[녹색연합 제공] |
이에 문경시는 설명자료를 통해 안전사고 우려와 관련 “안전 점검 수행기관 지정 및 정기 점검은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실시됐다”며 “상·하부 승강장을 포함한 전체 사업 구간에 대해 재해영향평가를 완료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했으므로 공사를 무리하게 강행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산양 서식과 관련해서는 “상부승강장 인근에서 산양이 일부 관찰된 사실이 있지만 서식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며 “현재 모니터링 용역, 억이급이대 설치, 무인센서카메라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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