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을까지 유가 더 오를 수도”…이란 “지금이 그리울것”

트럼프, 고유가 지속 가능성 첫 인정…미 민주당 “봉쇄로 휘발유가 낮출 수 있나”

이란 외무 “합의 근접했는데 미국이 골대 옮겨”…협상 결렬 미국 책임론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까지 유가가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을까지 유가와 휘발유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고,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도 있으며, 오히려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체로 현재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약 6주 전 이란 공격 결정에 따른 잠재적 정치 리스크를 이례적으로 인정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 내 연료 가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가격 분석업체 가스버디에 따르면 4월 들어 미국 대부분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78ℓ)당 4달러(약 6000원)를 넘어섰다. 갤런당 4달러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고물가 심리선’으로, 소비 행태 변화로 이어지는 기준점으로 여겨진다.

불과 이란 전쟁 이전인 2월까지만 해도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달러를 넘지 않았고, 지난 1년간도 3.25달러를 웃돈 적이 없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결렬되자 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된 협상이 무산된 직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봉쇄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중부사령부는 1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부터 봉쇄 명령을 시행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흐름을 막고 있는 이란에 대한 역(逆) 봉쇄를 통해 이란의 ‘돈줄’을 끊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그사이 에너지 물가를 더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발표에 이란은 앞으로 유가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한 주유소에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AFP]

종전협상단 대표를 맡았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워싱턴의 휘발유 가격을 보여주는 지도를 올리고 “현재 가격을 즐기라”며 “이른바 ‘봉쇄’로 인해 곧 (갤런당) 4∼5달러를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조롱했다.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가격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은 수백척의 고속정을 보유하고 있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거나 유조선에 폭탄을 던져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며 “그것(호르무즈 역 봉쇄)으로 어떻게 휘발유 가격을 낮출 수 있나”고 반문했다.

공화당 소속 상원 존 론슨 의원은 미국 A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조치에 대해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면서 “이 일이 쉬울 것이라고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란에서는 지난 주말 첫 종전 협상의 결렬 책임은 미국에 있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협상에 참여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에 “이슬라마바드 합의가 근접했을 때 우리는 과도한 요구, 골대 이동, 그리고 봉쇄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선의의 차원에서 미국과 협상을 했다며 “선의는 선의를 낳고,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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