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40% 비슷한데’…한화솔루션 추락, 한솔테크닉스 상한가 왜 갈렸나 [중기+]

한화솔루션과 한솔테크닉스가 기존 발행 주식의 40% 가까운 유상증자를 잇따라 발표했다. 그러나 두 회사의 주가는 크게 다른 방향으로 갈렸다. [각 사 종합]


한화, 기 발행 주식 42% 대규모 유증 발표 뒤 주가 급락
한솔테크닉스, 39% 대규모 유증 발표 뒤 상한가 마감
자금 용처와 대주주 참여 방식 따라 시장 반응 갈려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비슷한 시기 기존 발행 주식의 40%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의 유상증자의 결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사례가 나와 주목된다. 2조 규모의 유증을 실시한 한화솔루션 주가는 급락했지만, 한솔테크닉스의 주가는 급등했다. 주권 희석 수준은 비슷했으나, 두 회사의 시장 반응이 크게 갈린 것은 자금 용처와 대주주 참여 방식에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솔테크닉스는 지난 13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241만4000주를 발행해 약 45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했다. 기존 발행주식의 39.05%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다. 한솔테크닉스는 동시에 한솔홀딩스를 대상으로 921만2000주, 약 450억원 규모 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의했다. 공시 당일 한솔테크닉스의 주가는 상한가(29.94%)로 마감했고, 이튿날인 14일에도 13.67% 급등해 주당 7400원에 마감됐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2조3976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신주 7200만주를 발행하는 구조로, 기존 발행주식 대비 약 42% 수준이다. 조달 자금 중 9077억원은 시설자금, 1조4899억원은 채무상환자금이다. 발표 당일 주가는 18.22% 떨어졌고, 이틀간 낙폭은 23%에 달했다.

한화솔루션은 절차 논란도 있었다. 회사는 지난 4월 3일 개인주주 간담회에서 금감원과 유증 계획을 사전에 소통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금감원은 같은 날 사전 협의나 승인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한화솔루션은 4월 6일 정원영 CFO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금감원은 지난 9일 한화솔루션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를 요구했다.

기존 발행 주식 대비 유증으로 늘어나는 신규 주식수의 규모만 놓고 보면 한화솔루션과 한솔테크닉스의 상황은 비슷하지만 시장은 전혀 다르게 봤다.

첫 번째 이유는 대주주 참여다. 한솔홀딩스는 유증 발표와 함께 3자배정 450억원을 직접 부담하고, 주주배정 유증에도 167억원가량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한솔홀딩스가 보유한 윌테크놀러지 지분 76만5000주도 한솔테크닉스에 221억8500만원에 넘긴다. 지주사가 자회사 증자 부담을 상당 부분 함께 지는 구조다.

이에 비해 한화솔루션은 유증 발표(3월 26일) 때 대주주 참여 부분이 명확치 않았던 것이 원인이 돼 주가가 급락했다. 한화는 지난 4월 8일에야 대주주 참여를 공식화 했는데 이후 배정 물량 전량에 더해 초과청약 20%까지 참여할 경우 최대 8439억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금 용처도 두 회사 주가를 크게 엇갈리게 만들었다. 한솔테크닉스의 조달 자금은 윌테크놀러지 인수에 투입된다. 한솔테크닉스는 윌테크놀러지 지분 83.37%를 1772억원에 인수한다. 윌테크놀러지는 삼성전자향 매출 비중이 87~89% 수준인 비메모리 프로브카드 업체다. 한솔은 이미 아이원스, 에스아이머트리얼즈 등을 인수한 데 이어 이번엔 테스트 핵심 부품까지 더하며 반도체 투자를 늘려왔다.

이에 비해 한화솔루션의 경우 2조3760억원 규모의 유증 가운데 1조4899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채무를 갚는데 유증으로 마련된 자금이 상당부분 투입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시장은 같은 ‘40% 안팎의 대규모 유증’에 대해 ‘빚을 갚는 유증’과 ‘투자 유증’을 다르게 평가한 셈이다.

※용어설명(한솔테크닉스가 인수한 윌테크놀러지는 프로브카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회사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칩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검사할 때 쓰는 핵심 부품이다. 반도체를 테스트 장비와 연결해주는 ‘정밀 검사 바늘판’이다. 반도체 칩이나 웨이퍼에는 아주 작은 전기 접점이 있는데, 프로브카드는 여기에 아주 미세한 바늘이나 접촉부를 대서 전기 신호를 넣고 결과를 받아오며 이를 통해 칩이 설계대로 동작하는지를 확인한다. 검사 정확도는 반도체 수율과 직결되며, 반도체 공정에서 중요한 소모성 정밀 부품이다.

프로브카드 이미지[윌테크놀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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