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 보유 항공기 300대 체제 대비
MRO 인력 558명→1300명 확대
글로벌 MRO 사업화
신공장·기술 투자에 1조 투입
亞 최대 정비단지 구축
![]() |
| 대한항공 엔진 테스트 셀(ETC)에서 정비를 마친 엔진의 최종 성능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대한항공이 항공기 엔진 정비(MRO) 사업을 미래 성장 축으로 키운다. 올해 1조3000억원 수준인 엔진 정비 매출을 2030년 5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정비 물량도 연간 5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자체 정비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 수주를 본격 확대해 엔진 MRO 사업을 본격적인 수익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김광은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장은 지난 15일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 엔진 테스트 셀(ETC) 현장에서 “올해 엔진 정비 매출은 약 1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2030년 500대 이상 생산 체계를 갖추면 매출 5조원 이상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엔진 정비 사업의 수익률은 통상 5~10% 수준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올해 엔진 정비 생산 계획은 116대 수준이다. 부천에 분산된 엔진 정비 기능을 운북지구로 통합하고, 정비 가능한 엔진 기종을 확대해 오는 2030년에는 생산 능력을 500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6종인 정비 가능 엔진 모델도 2030년까지 12종으로 늘린다.
![]() |
|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 대한항공 엔진 테스트 셀(ETC)과 신 엔진 정비 공장 증축 공사 현장. [대한항공 제공] |
외부 물량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올해 전체 엔진 정비 물량 116대 가운데 제3자 수주 엔진은 28대로 약 24%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이 비중을 6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그룹 내 물량 대응을 넘어 글로벌 항공사와 리스사 등을 대상으로 한 수주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공장장은 “그동안 엔진 정비 조직은 자사 항공기 지원 성격이 강했지만, 앞으로는 통합사 엔진뿐 아니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해외 항공사 엔진 지원까지 확대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
|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 제2 엔진 테스트 셀(ETC) 인근에서 기존 부천 공장 기능을 통합하는 신(新) 엔진 정비 공장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정경수 기자 |
대한항공은 이를 위해 대규모 설비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2016년 준공된 제1 엔진 테스트 셀(ETC)이 초대형 엔진 시험에 특화된 설비라면, 지난해 구축된 제2 ETC는 차세대 고효율 엔진 테스트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통합 이후 다양해질 엔진 기종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전망이다.
![]() |
제2 ETC 바로 옆에서는 기존 부천 공장 기능을 통합하는 신(新) 엔진 정비 공장이 건설 중이다. 연면적 14만㎡ 규모로 축구장 20개를 합친 수준으로 공장 건설에만 약 5780억원이 투입된다. 여기에 신규 엔진 정비 능력 확보를 위한 개발 비용까지 더하면 2030년까지 총투자 규모는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엔진 타입 하나당 정비 능력을 새로 확보하는 데만 700억~800억원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내년 말 최종 완공이 된다면 아시아 최대 항공 엔진 정비 단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엔진 분해부터 정비, 테스트까지 전 과정을 한 곳에서 수행하는 ‘원스톱 정비 체계’가 구축된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정비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통합 이후 확대될 정비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 |
| 15일 인천 영종도 운북지구 엔진 테스트 셀(ETC) 현장에서 김광은 대한항공 엔진정비공장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
정비 인력 확충에도 적극 나선다. 대한항공은 재작년부터 매년 150명 안팎의 인력을 충원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150~200명가량을 추가 확보해 양성할 계획이다. 단순 현장 인력뿐만 아니라 세일즈 엔지니어, 자재 관리, 부품 수리 등 간접 부문의 역량도 함께 강화한다. 올해 558명 수준인 관련 인력은 2030년까지 1308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엔진 MRO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에 공급망 차질이 이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항공기 제조사의 부품 조달 문제와 공급 지연으로 신형 항공기 인도가 늦어지면서 노후 기재 운용 기간이 길어지고, 이에 따라 엔진 정비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엔진 정비 시설 부족으로 정비 병목 현상이 심화하면서 시장 기회도 커지고 있다.
![]() |
실제로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항공기 엔진 MRO 시장은 올해 491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4.69% 성장해 2034년 708억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김 공장장은 “과거에는 엔진 정비에 약 90일이 걸렸다면 최근에는 주요 자재 공급 차질로 150~180일까지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2030년 500대 물량 목표는 무리한 수준이 아니며, 수주 확보에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공장에서 정비 중인 엔진 가운데 약 70%는 15년 이상 사용된 구형 엔진이다. 나머지 30%를 차지하는 신형 엔진 역시 실제 운항에 투입되기 전 반드시 안전성 검증을 거쳐야 한다.
![]() |
| 지난 2024년 3월 대한항공 신 엔진 정비 공장 기공식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주요 관계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은 현재 프랫앤휘트니(PW), GE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롤스로이스와도 정비 협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2027년부터는 B787 기종에 장착되는 GEnx 엔진 정비를 시작하고, 이후 LEAP 엔진과 롤스로이스 트렌트 엔진으로 정비 영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시장 확대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김 공장장은 “현재 글로벌 엔진 MRO 시장에서 대한항공의 위상이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2030년 500대 생산과 5조원 매출을 달성하면 세계 10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