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량 규제 가볍게 여기던 업계 관행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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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저축은행의 대출 광고[연합] |
[헤럴드경제=서상혁·정호원 기자] 금융당국이 새마을금고에 이어 최소 3개 저축은행에 대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0%’로 제한하는 강력한 조치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연간 관리 목표치를 초과했음에도 대출 확대를 지속하는 ‘배짱 영업’이 계속되자 당국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지키지 않은 저축은행 3개사에 대해 올해 가계대출 증가분을 전년 대비 ‘0원’으로 맞추라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해당 저축은행들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상환분 범위 내에서만 신규 대출을 취급할 수 있게 된다. 사실상 현상 유지만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업체들은 지난해 금융당국에 제출한 관리 목표치를 대폭 초과해 대출을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단순히 총액이 늘었다고 페널티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금리 대출이나 정책금융 상품을 제외한 일반 신용대출 및 담보대출을 무분별하게 늘린 곳이 페널티 부과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가계부채 ‘디레버리징’ 기조에 따라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약 8000억원 감소했다. 그럼에도 일부 업체는 전년 대비 많게는 100%가량 가계대출을 늘리기도 했다. 현재 영업 중인 저축은행이 79개사에 달하는 만큼, 3개사와 같은 페널티를 받는 업체들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목표치를 430.6% 초과한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도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0%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처럼 제2금융권을 향한 연이은 강공책은 규제를 가볍게 여기던 업계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의 모 관계자는 “관리 목표치를 어긴 회사에 실질적인 페널티를 주지 않으면, 성실하게 이행한 회사들만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의 강경한 조치를 두고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역성장 추세지만, 증시 상황 등에 따라 언제든 대출 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까지 줄어든 가계대출 목표치에 따라 대출 문턱을 높일 경우, 실수요자들의 자금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농협과 신협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1%를 초과한 단위 조합을 대상으로 비조합원·준조합원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 입장에서는 관리 목표치를 지키지 않은 금융회사를 제재하는 건 당연하나, 자칫 꼭 필요한 사람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완만하게 부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풍선효과로 2금융권에 가계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나면, 업계 전반의 연체율이 폭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도 목표치를 어긴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엄격한 페널티를 부여하면서도, 취약계층의 대출 절벽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민금융이나 중금리 대출에 대해선 관리 목표 계산 시 예뢰로 인정하는 등 충분한 자금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