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 경제적 타당성 용역 결과 발표
5년간 관광수익 5800억·고용효과 4800명
16년 전 영암 F1 대회 1000억 적자로 실패
공공재정 투입 2300억 시민혈세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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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복 인천시장이 1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F1 그랑프리 인천 유치에 대한 경제성 분석을 설명하고 있다. [이홍석 기자]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F1(Formula One) 그랑프리’ 인천 유치가 경제성 분석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본격 추진 국면에 돌입했다.
그러나 16년 전 전남 영암의 실패 사례와 막대한 재정 부담 우려가 맞물리며 지역 사회의 논쟁은 오히려 더 거세질 전망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6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F1 인천 그랑프리 기본구상 및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1.45로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행사 운영 5년간 총편익은 1조1697억원, 총비용은 8028억원으로 분석됐다.
연간 30만 명 이상의 관람객 유입, 180개국 생중계, 약 5800억원의 관광수익과 4800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유 시장은 송도 달빛축제공원 일대를 활용한 ‘도심형 시가지 서킷’을 조성해 도시 전체를 글로벌 이벤트 무대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싱가포르, 라스베이거스 등 해외 성공 사례를 모델로 삼은 전략이다.
유 시장은 경주용 차량이 질주할 레이스트랙(racetrack) 길이는 4960m, 최고속도 337km/h로 현대적인 F1 서킷 기준(Grade 1)을 충족한다고 설명했다.
주요시설물은 기존의 공공도로를 주로 활용하는 레이스트랙, 공유지를 활용하는 피트빌딩(연료공급), 임시 그랜드스탠드(관람석)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영암 F1 실패 그림자 반복 우려
하지만, 이 같은 ‘청사진’과 달리, 현실을 둘러싼 우려는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논란은 지난 2010년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날 서킷에서 열린 F1 그랑프리(2010~2013년) 실패 사례다.
결과적으로 이 대회는 4년 만에 중단되면서 4000억원 예산 투입 대비 1000억원 상당의 막대한 적자를 남겨 대표적인 ‘국제행사 실패 사례’로 꼽힌다.
당시에도 경제효과와 지역 활성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운영 적자와 낮은 관람객 수, 지속가능성 부족 문제가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이번 인천 F1 추진 역시 ‘영암 실패의 반복”이 걱정되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F1은 단순 스포츠가 아니라 고비용 구조의 산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개최권료, 서킷 설치, 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초기 투자 부담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인천시는 시민들의 정주 여건 보호를 고려해 F1 그랑프리의 평균 소음 수준을 위해 1800m 규모의 방음벽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방음벽 예산은 물론 대회 기간 동안 운영할 경주용 차량 도로 조성에도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등 행사에 필요한 시설물 설치는 몰론 서킷 내·외부를 연결하는 임시교량 설치, 행사장 인근 임시주차장 확보, 외곽 환승주차장 운영 및 셔틀버스 연계 등에 필요한 예산만해도 만만치 않다.
시민단체 반발… 혈세 투입, 소모성 이벤트 의심
2년 전 부터 지역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F1 개최 반대 인천대책위원회’를 출범한 54개 인천시민사회단체는 혈세낭비와 재정파탄 등 시민들의 피해를 우려하며 F1 인천 개최 중단을 촉구해 왔다.
인천시가 개최하려는 F1은 인천시와 정부의 혈세를 낭비하고 포뮬러원그룹을 비롯한 특정 기업의 배만 불려줄 것이 뻔하다는게 시민사회단체들의 주장이다.
실패한 영암 대회에서도 보았듯이 무리한 경기장 건설, 타당성 부실 용역, 부실 운영 등으로 인한 혈세 낭비와 부채 갚는 상황 등을 지적했다.
문화관광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남 F1의 경기 개최권료 3335억원(2010년 381억원, 2011년 484억원, 2012년 508억원, 2013년~2016년 1962억원), TV중계권료 295억원(2010년 147억원, 2011년 148억원)을 F1그룹 측에 지불했다.
이와 관련, 이들은 F1 인천 개최도 마찬가지로 대규모 혈세 낭비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공공 재정 투입 규모가 약 2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들은 “복지·민생 예산도 부족한 상황에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막대한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민간 주도 사업이라지만 결국 손실은 공공이 떠안게 되는 구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인천시장 3선을 노리는 유 시장의 발표와 기자회견이 이어지는 점을 두고 “정치적 이벤트 성격이 짙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인천시는 F1 유치를 단순 스포츠 행사가 아닌 도시 브랜드를 끌어올릴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다.
공항과 항만을 갖춘 글로벌 관문 도시에서 ‘목적지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반대 측은 “도시 브랜드 상승 효과는 불확실하지만 재정 리스크는 확실하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소모성 이벤트에 그칠 경우 유지 비용과 시설 활용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타당성은 확보됐지만, 신뢰는 아직
이번 용역 결과는 분명 ‘경제성 확보’라는 명분을 제공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정과 추정에 기반한 분석일 뿐, 실제 성과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결국 F1 인천 유치는 ‘가능성’과 ‘위험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사업이다.
과거 실패 사례를 반복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들 것인지는 앞으로의 협상 구조, 재정 설계,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적 합의에 달려 있다.
지금 인천의 선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에 대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