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T 스튜디오, ‘K-발레’ 3박과 첫 내한…“전 세계가 韓 발레 교육 주목”

ABT스튜디오 박건희·박수하·박윤재
17~18일 마포아트센터서 갈라 공연


ABT스튜디오컴퍼니 사샤 라데츠키 감독과 박건희 박수하 박윤재 [마포문화재단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은 뛰어난 기반을 갖춘 무용수들을 배출하는 발레 인재의 원천입니다. 우리는 그 원석에 마지막 광택을 낼 뿐입니다.”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의 차세대 육성 단체인 ABT 스튜디오 컴퍼니의 사샤 라데츠키(49) 예술감독은 “전 세계가 한국 발레 교육을 주목하고 있다”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17일 첫 내한 공연을 앞두고 한국 기자들을 만난 라데츠키 감독은 “한국은 세계 발레계에서 미래를 이끌어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국 발레계와 한국인 무용수들 사이에 끈끈한 유대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세 무용수의 고국을 방문하게 되어 뜻깊다”고 밝혔다.

ABT 스튜디오 컴퍼니는 17~21세 소수정예 무용수를 선발해 체계적 훈련과 공연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 무대로 가는 관문이다. ABT 무용수의 약 85%가 이곳 출신. 세계적 발레리나 미스티 코플랜드도 거쳐 갔다.

이번 내한에선 ABT 스튜디오 컴퍼니에 소속, 세계 발레계가 주목하는 무용수로 성장 중인 박건희(21), 박수하(18), 박윤재(17) 등이 주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그야말로 3인 3색이다. 한국인 무용수 박건희(21), 박수하(19), 박윤재(18)에 대해 라데츠기 감독은 “세 명 모두 박씨지만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며 “박수하는 어린 나이에도 리더 역할을 하는 똑똑한 무용수이고, 박건희는 무대에서 초신성처럼 폭발하는 에너지를 지녔다. 박윤재는 고상한 왕자님 같은 스타일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세 사람 모두 일찌감치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박건희는 2024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에서 그랑프리를 받았고, 박윤재는 지난해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에서 한국인 남성 무용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박수하는 ABT 산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JKO) 스쿨을 거쳐 라데츠키 감독의 제안으로 스튜디오 컴퍼니에 합류했다.

라데츠키 감독은 “세 사람은 영민함, 놀라운 기량, 성실함을 가지고 있다”며 “가르치는 만큼 역으로 배우는 점도 많다”고 말했다.

ABT스튜디오컴퍼니 사샤 라데츠키 감독과 박건희 박수하 박윤재, 마포문화재단 고영근 대표이사 [마포문화재단 제공]


ABT 스튜디오 컴퍼니의 교육 철학은 확고하다. 라데츠키 감독은 “17~22세는 무용수 커리어에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특별한 시기인 만큼 발레에 초점을 맞추되 더 큰 세상에 눈을 뜨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감독의 이야기에 박수하는 “투어 버스 이동 중에 감독님이 문학, 과학, 역사 중 주제를 선택해 토론 과제를 내준다”며 “리허설 에티켓과 태도도 지도해준다. 사샤 감독님은 나를 사람으로 성장시켜 준 제2의 아버지”라고 했다.

발레 무용수로 한 뼘 더 자라나게 하는 ABT 스튜디오 컴퍼니에서의 성장은 세 무용수 모두에게 특별한 과정이었다. 박건희는 “한국에선 탄탄한 기본기를 쌓았지만,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며 “ABT에선 내 개성을 춤에 입힐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박수하 역시 “ABT가 나의 색깔을 찾아줬다”며 “클래식뿐 아니라 컨템포러리, 네오클래시컬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하며 춤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윤재는 “학생 시절엔 완벽주의에 집착했지만, ABT에선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과 실수를 넘어서는 법을 배웠다”고 밝혔다.

라데츠키 감독은 젊은 무용수들의 무대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역설했다. “이 나이대 무용수들은 냉소에 물들지 않은 아름다운 이상주의를 무대에 가져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당연한 것은 없으며, 매번 전력을 다해 춤을 춥니다.”

한국 일정에서 라데츠키 감독은 박수하가 5월 말부터 ABT 연수단원으로 승급해 활동한다는 깜짝 소식을 들려줬다. ABT연수단원의 기간을 마치면 박수하는 ABT의 정단원으로 직행한다. 평소 ABT스튜디오컴퍼니에서도 리더 역할을 해오던 박수하는 “많은 분의 도움으로 가능한 일”이라며 “꿈이 이뤄진 느낌이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3박’을 비롯해 12명의 ABT 스튜디오 컴퍼니 단원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은 “ABT의 가치와 레퍼토리, 스타일의 맛을 보여주는 무대”라고 라데츠키 감독은 강조한다. ‘그랑 파 클라시크’와 ‘라 바야데르’의 파 닥시옹(군무) 등 고전 작품뿐 아니라 ABT 무용수 브래디 파라의 안무작과 크리스토퍼 윌든의 ‘파리의 미국인’ 파드되(2인무) 등을 골라왔다.

박윤재는 “ABT 스튜디오 컴퍼니 이름을 건 첫 내한 공연이라 부담도 크지만, 오랜만에 부모님께 춤을 보여드린다는 생각에 기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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